최근 일부 판사들이 막말로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바람직한 법정 언행을 안내하는 책자가 발간돼 눈길을 끈다.
부산지법은 ‘바람직한 법정 언행 매뉴얼’ 책자 1,000부를 제작해 이달 중 판사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 책자는 형사와 민사 부문 재판절차로 나눠 돌발상황에 대한 단계적 대처방안을 사례 중심으로 담았다.
가령 방청객들이 큰 소리로 욕설하는 경우 우선 ‘계속 소란을 피우면 퇴정을 명하거나 감치 또는 과태료에 처하겠습니다’라고 경고한 뒤 계속 떠들면 퇴정을 명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재판 도중 원고와 피고가 큰 소리로 싸울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며 경고한 뒤 ‘자제해 주실 것을 재판장으로서 강력히 요청합니다’라고 말하도록 권고한다.
그럼에도 계속 소란을 피우면 감치에 처하고, 감치재판 절차를 안내한 뒤 10분간 휴정토록 단계적인 대응법을 나열하고 있다.
이 밖에도 ▦당사자 주장이 정리되지 않아 정상적인 변론이 힘든 경우 ▦혼자만 말을 하려는 경우 ▦증인이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경우 등 돌발사태에 대한 재판장의 대응 언행도 상세히 담았다.
150여쪽 분량의 이 책자는 이정일ㆍ이진수 부장판사와 신헌기ㆍ이상완 판사가 내용을 집필했고, 박찬호 판사가 편집을, 강석규 부장판사가 감수를 각각 맡았다.
윤인태 부산지법원장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해 재판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매끄러운 재판 진행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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