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곧 출간될 자신의 저서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공안정치를 이끄는 무서운 대통령이 됐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대선 후보를 지낸 정치인이 대선 패배 1년에 맞춰 대권 재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대정부 비판 발언을 쏟아낸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이를 '선거불복'으로 보고 강력 대응하면서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문 의원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9일 출간할 저서 의 주요 내용을 공개하고 "지금 박근혜정부의 행태에서 때이른 권력의 폭주를 느낀다"면서 박 대통령과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문 의원은 저서에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랐지만 이명박정부의 퇴행보다 더 절망적인 퇴행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실패를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특히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을 "과거 독재정권들도 하지 못했던 사상초유의 일"이라고 규정한 뒤 "어떻게 하든지 진실을 덮으려고 하는 박근혜 정부의 대응이 오히려 정통성에 대한 공격을 자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대선 패인에 대해 "평소 실력부족과 준비부족에 국정원의 대선공작과 경찰의 수사결과 조작발표 등 관권 개입이 더해진 것"이라고도 했다.
문 의원은 이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닉슨 대통령은) 도청공작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 일,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거짓말한 책임을 추궁 당해 사퇴를 자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대선 때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은 적도 없다"며 연관성을 거부하고 있는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은 앞서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재출마에)집착하지는 않겠지만 회피하지도 않겠다"며 재도전 의사를 피력하는 등 대선 패배 1년에 맞춰 정치활동을 재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1992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에 승복한 사례 등을 들어가며 "선거결과에 불복하는 것이 품격인지 모르겠다"고 했고 새누리당 지도부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지렛대 삼아 벌써부터 차기 대선출마의 명분을 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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