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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2일] 깊어가는 원고-엔저, 내년 경제 걸림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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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2일] 깊어가는 원고-엔저, 내년 경제 걸림돌 우려

입력
2013.12.0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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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원고(高)ㆍ엔저(低)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원-엔 환율은 100엔 당 1,034.10원까지 하락(원화가치 상승)해 5년 2개월여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내년에도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크레디트스위스 등 10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그제 원고ㆍ엔저가 계속돼 내년 3분기엔 환율이 평균 996원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원고ㆍ엔저 추세는 무엇보다도 일본이 경제회복을 위해 대대적인 금융완화책을 펴면서 대외적으론 사활을 건 엔저 공세를 벌이는 데 따른 현상이다. 특히 일본은 미국이 조만간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가도 독자적 금융완화책을 지속해 향후 3년 간 본원통화를 2배로 늘리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엔저 몰이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이에 따라 엔화는 원화뿐 아니라, 달러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내 최근 102엔대를 넘어선 엔ㆍ달러 환율도 내년엔 110엔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엔저 공세로 일본이 노리는 건 일본 제품의 가격경쟁력 회복과 수출 확대다. 엔화가 원이나 달러에 비해 가치가 하락하면 할수록 국제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은 하락하고, 그 만큼 경쟁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 기업들로서는 엔저도 만만찮은 데다, 최근 수출 및 경상수지 확대 등에 따른 원고까지 겹쳐 충격파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실제 일본과 대표적 수출 경합 업종인 국내 자동차 업체의 주가가 흔들리는 등 이미 부작용이 현실화 하고 있다.

원화 강세나 원고ㆍ엔저가 우리 경제에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전반적 원화 강세는 수입 물가를 낮춰 내수 소비를 자극하고, 원ㆍ엔 하락 역시 대일 무역수지 개선에 약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론 원화 강세에 걸맞은 산업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게 정답이다. 하지만 원고ㆍ엔저가 급격히 심화하면 가까스로 회복세를 탄 우리 경제에 예기치 못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와 기업은 원고ㆍ엔저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갖고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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