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화학무기 중 핵심 부분이 미국 해군 선상에서 폐기될 계획이라고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밝혔다. 선상 폐기되는 물질은 사린가스 원료, 겨자가스 등 시리아 화학무기 중 가장 위협적인 것들이다. OPCW는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의 핵심인 이번 작업을 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본부에서 열리는 회원국 총회의 승인을 받아 연내 마무리할 방침이다.
아흐메트 우줌쿠 OPCW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미국 정부가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작업을 전적으로 지원하고 해체 기술 및 자금도 제공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 측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총괄책임자 시그리드 카그는 각 저장소에서 봉인된 화학무기가 시리아 최대 항구인 라타키아로 운반된 뒤 OPCW 회원국 선박을 거쳐 해상에서 미국 해군 선박에 인계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AP통신은 폐기 장소는 시리아 영해가 아닌 지중해 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미국 해군의 컨테이너함 MV케이프레이호가 이번 작업에 동원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AP통신은 복수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미국 국방부가 개발한 이동식 가수분해 장치 2기를 MV케이프레이호에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장치는 티타늄 재질의 원자로 안에서 끓는 물과 특정 화학물질을 사용해 화학무기를 중화한다.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합의에 따라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 작업을 맡은 OPCW는 ▦화학무기 생산장비 해체 ▦화학무기 비축분 중 위협요소 제거 ▦나머지 관련 물질 폐기의 3단계로 작업을 진행 중이다. 10월말 현지에서 1단계 작업을 완료한 OPCW는 당초 제3국 영토에서 시리아 화학무기를 폐기할 계획이었으나 알바니아를 비롯한 후보국들의 거부로 난항을 겪어왔다. 3단계 작업은 폐기 대상 대부분이 일반 공업용 화학물질이어서 민간업체가 맡아 진행한다. OPCW는 내년 2월5일까지 800톤 분량인 폐기 대상 물질을 시리아에서 빼내고 내년 중반까지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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