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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역전마라톤] "마라톤은 스킬보다 정신" 눈길 뚫고 밤새 달려온 황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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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역전마라톤] "마라톤은 스킬보다 정신" 눈길 뚫고 밤새 달려온 황영조

입력
2013.12.0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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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늦은 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43)가 경부역전 마라톤대회 현장을 찾았다. 대회 관계자와 출전 선수 전원이 대전~천안(77.9km) 대구간 레이스가 기상악화로 전격 취소된 뒤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을 때다.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사령탑을 맡고 있는 황영조는 당초 이날 오후 늦게까지 다른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출전한 후배들을 격려하고 싶다는 열의 만으로 퍼붓는 눈발을 아랑곳 하지 않고 직접 애마를 몰고 천안에 도착했다. 그는 "다음날 오전 9시에 경남 하동에서 '육상 키즈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어 겸사겸사 내려왔다"고 말했지만 밤새 운전대를 잡기란 결코 쉽지만은 용기였다.

황영조는 예정된 대구간 레이스가 중단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내가 경부역전마라톤에 출전 했을 때는 아무리 춥고, 심지어 근육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달렸다"라며 "기상조건으로 대회가 취소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라고 아쉬움을 쏟아냈다. 1988년 제34회 경부역전마라톤에 첫 출전한 황영조는 그 해 우수신인상을, 90년 36회 때는 최우수 선수상(MVP)을 품에 안았다. 특히 93년 올림픽 우승 다음해 열린 39회 대회 때도 강원 대표로 출전해 MVP를 따냈다.

곁에 있던 임상규(56) 경기 위원장이 "(황)영조때는 그랬다"라며 거들었다. 하지만 그는 "선수들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있어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대회 취소 이유를 보충 설명했다. 황영조는 이에 대해 "지도자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선수들이 앞장서서 '우리는 뛰겠다'라고 말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내년 60주년을 바라보는 경부역전마라톤은 남북한을 넘어 유라시아 대륙까지 연장될 수 있는 폭발력이 있다"라며 "후배들이 마라톤 스킬(Skill)만 배울 것이 아니라 '어떤 난관이 앞을 가로막아도 뛰어넘고 말겠다'라는 강한 정신무장도 함께 길렀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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