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일점(태양과 가장 가까운 지점)을 지나면서 소멸한 줄 알았던 혜성 아이손(ISONㆍ C/2012 S1)이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우주국(ESO)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 및 태양권 관측 위성(SOHO)'이 태양에 접근했다 다시 멀어지고 있는 아이손의 모습을 지난달 29일 포착한 것이다.
그러나 혜성의 몸체인 핵이 살아남은 건지, 아니면 부서진 핵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에 불과한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천문우주사업본부 선임연구원은 "3, 4일 지나 지상에서도 관측이 가능해지면 정확한 상태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핵이 생존했어도 '금세기 가장 밝은 혜성'이 될 거라던 예측은 빗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최 연구원은 보고 있다. "당초 -10등급(보름달이 -12.5등급)까지 밝게 보일 것으로 생각됐지만, 실제로는 맥너트나 헤일밥 등 과거 유명 혜성의 밝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손 밝기가 예상보다 줄어든 이유로 천문학자들은 핵의 구성 성분이 애초부터 충분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단단히 굳어 있던 이들 성분이 태양에 접근하면서 녹아 가스 형태로 많이 분출될수록 혜성이 더 밝아지기 때문이다.
NASA의 태양활동관측위성(SDO)에선 아이손이 태양에 바짝 다가간 직후 보이지 않아 태양의 강한 중력과 뜨거운 열을 이기지 못하고 부서졌다는 추측이 나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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