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이래 왔는데요 뭐.”
43세의 나이에 또 미국 도전을 선언한 최향남(42ㆍ전 KIA)은 “이번엔 그다지 대단한‘도전’으로 포장될 일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무모한 결정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시한 KIA의 내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해외 진출을 다시 모색하겠다고 밝힌 뜻을 구단이 수용했다. 그러나 실패했을 경우 KIA에 재입단한다는 보장은 없다. KIA뿐 아니라 나이를 감안하면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연장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전신 해태를 포함해 타이거즈에서만 세 번째 입단과 세 번째 퇴단이다. 최항냠은 1일 전화통화에서 “사실 이제는 예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이제는 미국 무대에 도전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그 쪽에서 한 번 기회를 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기회를 준다는 것도 입단이 아니라 내년 미국 구단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것이다. 최향남은 “캠프에서 입단이 안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찾아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끝없는 도전과 좌절, 재기로 점철된 인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최향남은 “미국 진출이 안 될 경우 국내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지만 받아 줄 구단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 “그것도 안 되면 유니폼을 벗어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그 때는 또 다른 해외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국내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최향남은 ‘풍운아’의 대명사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6년 클리블랜드 산하 트리플 A인 버펄로 바이슨스에 입단해 34경기에서 8승5패에 평균자책점 2.37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2007년 롯데에 입단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다 2009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 A인 앨버커키 아이소톱스에서 9승2패에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했다. 2010년엔 일본 독립리그에 잠깐 들렀다가 2011년 롯데에 재입단했다. 팔꿈치 부상으로 그 해 7월 방출됐지만 2012년 5월 KIA에 테스트를 자청해 선동열 감독의 합격점을 받고 다시 재기했다.
최향남은 “일주일 이내로 가부간의 연락이 올 것 같다”면서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지금까지 내 인생이 늘 이래 왔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웃어 넘겼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