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가 대대적인 학제 개편을 추진하면서 일부 비인기 인문계열 학과의 통폐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해당 학과 교수들이 반발하고 있다.
29일 서강대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학교 당국은 '선진학제개편'이라는 이름으로 학제개편을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 국제인문학부 전공과목 통폐합을 포함하는 안이 흘러나오면서 학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안은 국제인문학부 내 소규모 외국문화전공을 통폐합하고, 1년 전 신설된 일본문화전공을 별개의 전공이 아닌 연계전공으로 바꾸고 대학원 과정을 폐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제인문학부에는 국어국문학, 철학, 영어영문학, 프랑스문화 등 12개 인문계열학과가 있다.
이 사실이 전해지자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된 국제인문학부 교수 56명은 이날 교수협의회와 함께 성명을 내고 "학교 측의 개편안은 융합과 효율성만을 강조한 채 학문의 고유성과 독자성을 무시하는 어불성설"이라며 "최근 한 일간지의 대학평가 결과나 BK21 사업과 같은 국책과제 선정 결과가 참담하다는 핑계를 대며 위기 타개를 특정 학과의 학제 개편에서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유성 교수협의회장은 "전통적으로 인문학을 중시하는 서강대의 학풍은 교수와 학생들의 자부심으로 통했다"면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밀실에서 대학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충격적인 안이 논의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도 동참했다. 국제인문학부 학생회는 이날 학내에 게시한 호소문에서 "위기를 핑계로 인문사회계열 학과를 없애는 대학 사회의 전례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인문정신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서강대 관계자는 "학제 개편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며 "개편을 앞두고 광범위하게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현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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