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에서 공중조기경보기와 전투기를 동원해 순찰 비행을 했다.
선진커(申進科) 중국 공군 대변인은 28일 쿵징(空警)-2000 공중조기경보기 한 대와 수호이-30 및 젠(殲)-11 등 주력 전투기 여러 대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에서 공중 순찰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쿵징-2000은 2009년 건국 60주년 열병식 때 선보인 중국의 첫 공중조기경보통제기로 360도 모든 방향 관측이 가능한 최첨단 접시형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수호이-30은 러시아의 쌍발 전천후 전투기이며 젠-11은 수호이-27을 기본으로 해 중국에서 생산한 것이다.
선 대변인은 "이번 비행은 방어적 조치로, 국제 관례에도 맞는 것"이라며 "중국 공군은 고도의 경계 태세를 계속 유지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중 위협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며 방공 안전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공중조기경보기와 주력 전투기가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비행한 것은 26일 미국의 B-52 전략 폭격기 두 대가 사전 예고 없이 방공식별구역을 관통한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방공식별구역 무력화를 꾀하자 중국이 방공식별구역 굳히기로 맞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미중일의 동중국해 공중 첩보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이 센카쿠(댜오위다오) 주변의 경계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항공자위대의 조기경계기 E2C 상설 부대를 오키나와(沖繩)현 나하(那覇)기지에 신설키로 했다고 29일 전했다. 미국도 이르면 내년 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아오모리(靑森)현 미사와(三澤)기지에 배치한다.
바다에서도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칭다오(靑島)를 출발해 동중국해를 순항한 중국 첫 항모 랴오닝호는 29일 남중국해 하이난(海南)성 싼야(三亞)의 군항에 정박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환구시보는 일본 방위연구소의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의 항모 조지 워싱턴호와 니미츠호가 이미 남중국해 해역에 배치됐고 일본의 준항모인 이세(伊勢)호도 필리핀 해역에 있다"며 "3국의 항모 4척이 남중국해 주변에 모인 것은 드문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라울 에르난데스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와 항모 랴오닝호 선단의 남중국해 훈련은 지역 안정을 위협하고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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