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지나는 태풍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발생한 방사성 오염물질이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기후환경과학연구소(LSCE)와 일본 쓰쿠바대 연구진이 28일(현지시간) 밝힌 공동연구 결과에 따르면 강한 바람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후쿠시마 원전 주변의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토양을 해마다 인근 바다와 강으로 유입시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원자로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은 공기 중에 대량으로 퍼졌다가 점차 내려 앉으면서 주변 토양을 심각하게 오염시켰다. 후쿠시마 지역의 토양에서는 세슘 134와 세슘 137 등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본에 상륙하는 태풍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인근 토양이 매년 상당 부분 유실되고 있으며 대부분이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실제로 태풍 피해가 적었던 지난해에는 강물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떨어진 반면 강한 태풍이 수 차례 발생한 올해는 강에서 검출된 세슘의 농도가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사고가 발생한 지 3년 가까이 지나면서 후쿠시마 지역에서 농작물 재배와 연안 양식 등이 재개되고 있지만 상당 량이 세슘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LSCE의 올리비에 에브라 연구원은 "과학자들은 지금껏 후쿠시마 원전의 직접적인 방사성 물질 유출에만 집중해왔다"며 "이제는 태풍에 따른 오염 토양 유실을 방사성 물질 확산의 또 다른 원인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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