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인 센터 김종규(22ㆍ207㎝)는 장차 한국 농구를 이끌어갈 특급 기대주다. 큰 키에 높은 탄력, 빠른 스피드까지 갖췄다. 아직 경기를 보는 시야와 투박한 플레이가 단점이지만 하나 하나 배워가며 완성형 선수를 꿈꾸고 있다. 김진 LG 감독은 "배우려는 자세가 매우 좋다"고 설명했다.
김종규의 빠른 성장을 돕는 존재가 있다. 한국 농구의 기둥이자 동부의 간판인 김주성(34ㆍ205㎝)이다. 김종규는 매번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김주성을 졸졸 따라다닌다. 코트 안팎에서 우상과 함께 한다는 자체로 마냥 기쁘다. 김주성 또한 후배에게 자신의 기술을 정성껏 가르쳐준다.
대표팀에서는 돈독한 선후배지만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오면 적으로 맞서야 한다. 김주성이 프로 데뷔 후 서장훈(은퇴)과의 맞대결에 팬들의 관심이 쏠린 만큼 이제는 김종규와 김주성의 골밑 싸움이 새로운 흥행 카드로 떠올랐다. 지난 28일 열린 이들의 맞대결은 덩크슛 3방을 포함해 15점 7리바운드를 올린 김종규의 판정승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발목 부상 중에도 17분46초를 뛰며 10점 8리바운드를 기록한 김주성의 관록도 만만치 않았다.
김종규는 "(김)주성이 형이 부상으로 오랜만에 코트에 나왔는데도 여전히 많은 것을 알려줬다"며 "같이 뛰면서 '이런 부분도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발목 통증 탓에 전력 질주를 할 수 없었지만 적은 움직임만으로도 상대의 움직임을 차단했다. 공격 시에는 공을 갖고 있지 않고도 적절한 타이밍에서의 스크린으로 동료의 기회를 만들어줬다.
김종규는 "주성이 형은 경기의 사령관 역할을 한다"면서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나도 조금씩 배워서 여유 있고, 게임을 만들 줄 아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말로 해주는 것보다 함께 경기하면서 요령들을 더 빨리 습득한다"며 "같이 뛰고 있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김)종규는 성장 과정을 거칠 선수"라며 "대표팀에 있을 때 주성이에게 여러 가지를 배우고 많은 얘기를 나누며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고 하는데 잘 커나가서 한국 농구의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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