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하기 힘든 일은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이다." - 유대인 격언 -
"일자리가 복지다."
이 말들이 이렇게 공감되는 시절이 또 있을까. 그 만큼 일자리 부족은 우리 삶에서 절실한 문제로 여겨지고 있고, 그 해결책은 국민이 정부에 기대하는 최우선 과제가 됐다.
물론 정부도 이 기대에 부응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수많은 정책적 처방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일은 먹고 사는 문제뿐 아니라 개인의 자아실현, 사회적 진출 등과도 연결되는 복합적인 개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일을 알선하는 것이 아닌, 일을 맞춤해주는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종종 고액의 취업컨설팅이 구직자 사이에서 회자된다. 하지만 이는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동반하기에 때로는 구직의욕을 꺾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희망의 싹을 보여주는 일자리 정책이 있다.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작한 지 5년에 이르면서 성공적인 제도로 평가 받고 있는데, 그 요인으로는 먼저 개인 특성에 맞춰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을 들 수 있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과 적성 등이 다르기에 적합한 일자리, 원하는 일자리도 다를 수밖에 없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이런 개인 특성에 맞추어 각종 취업지원프로그램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그 과정에서 약 1개월의 집중상담, 직업심리검사, 집단상담 프로그램 등을 바탕으로 개인별 취업활동계획을 수립하는 1단계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된다. 그리고 이후 직업훈련, 일경험지원프로그램 등을 포함한 2단계 프로그램을 이수케 해 개인의 직업능력을 높인다. 3단계에서는 구인처 탐색, 면접 관련 교육 등 본격적으로 취업 매칭(Matching)이 이루어진다. 맞춤형이란 말에 걸맞게 참여기간 동안 같은 상담원이 끝까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전담 취업매니저로서 참가자의 장·단점을 잘 알게 되고, 그 만큼 특성에 맞는 지원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경제적인 매력도 있다. 우선 1~2단계 프로그램 참여시 훈련수당이 지급되며, 본인이 희망하는 직업훈련 과정에 참여할 경우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200만~300만원 한도에서 훈련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최저 생계비 150% 이하의 저소득층이 취업에 성공하면 근속기간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취업성공수당을 주기도 한다. 올해의 경우 지난 9월까지 약 6만 2,000여 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했다. 사실 개인맞춤형, 단계적, 패키지형, 원스톱 지원정책은 많은 선진국에서도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의 뉴딜(New Deal)은 근로연계복지정책으로서 각 타깃별로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미국의 인력투자법(WIA) 프로그램은 원스톱센터를 통해 직업정보 수집과 훈련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제 기존의 많은 취업지원 정책에서도 이러한 기조와 지원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최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대안으로서 강조되고 있는 시간 선택제 일자리도 반듯한 일자리 문화로 확산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고 이들에게 맞춤형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프로그램의 가짓수보다도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게 하는 데 힘을 쏟을 때다. 이를 위해서는 물론 취업지원 인프라가 따라줘야 한다. 무엇보다도 전문 상담인력이 확충되어야 할 것이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취업시장, 세계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추세에서 청년층, 여성,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중장년층의 일자리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 발전은 불가능할 것이다. 취업지원 인프라 투자는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사회적 투자이기도 하다.
강순희 경기대 직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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