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자본주의가 날로 패악을 더해도 어쩔 수 없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자본주의 헤게모니를 해체하고 새로운 경제를 상상하라고 부추기는 책이다. "천방지축 생각하기를 즐기는" 자칭 '이론가 계집애들', 캐서린 깁슨과 줄리 그레엄이 'JK 깁슨-그레엄' 이라는 공동 필명으로 내놓은 첫 작업이다. 여성주의 경제지리학자인 두 사람은 이 책에서 외친다. "여가 시간에 집에서 일하며 자본주의를 으깨버리자."
대책 없이 선동하는 건 아니다. '색다른' 경제들, 예컨대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공동체경제 등이 지구 전역에서 갈수록 늘고 있음을 환기시키며, 새로운 경제 담론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한다. 여성과 가사노동 등 자본주의가 내내 홀대한 경제 공간을 확대할 대안도 제시한다. 명료하고 통쾌하다. 엄은희 이현재 대표 번역. 알트ㆍ427쪽ㆍ2만2,000원.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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