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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연장' 고리 1호기 또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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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연장' 고리 1호기 또 스톱

입력
2013.11.2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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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설비용량 58만㎾급)가 28일 갑작스런 고장으로 멈춰 섰다. 예년보다 빨리 강추위가 찾아와 벌써부터 겨울철 전력난 우려가 일고 있는 상황에서, 원전이 또 멈춰 섬에 따라 동절기 전력수급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특히 고리 1호기는 장기간 정비를 마친 지 두 달도 못돼 고장을 일으킨 것이어서, '늙은 원전'의 안정성 논란도 불거지는 양상이다.

고리 1호기는 이날 새벽 1시18분 발전을 멈췄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터빈 계통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수원측은 일단 이번 고장이 심각한 결함으로 발생한 것은 아니며 단시일 내에 복구 가능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그렇다 해도 원인파악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발전재개승인 등 절차를 거치려면 최소 보름 이상 재가동은 불가능해 보인다.

고리 1호기는 2007년 6월 설계수명(30년)이 끝난 뒤 2008년 1월 계속 운전승인을 받아 가동수명이 10년 연장된 상태. 최근 스트레스 테스트(자연재해를 가정한 안전성 점검)를 거쳤고 장장 6개월의 계획예방정비까지 받은 뒤 지난달 5일부터 발전을 재개했는데, 50여일 만에 또 고장을 일으킨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고장이 노후화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원인이 노후화라면 근본적 안전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는데, 한수원측은 "현재로선 이번 고장은 설비 노후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더불어 고리 1호기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원전인 월성1호기(설비용량 67만8,000㎾급)도 논란거리다. 월성1호기는 지난해 11월20일 설계수명(30년)이 끝나 1년 넘게 멈춰서 있는 상태. 올해 7월 스트레스 테스트를 끝마치고 현재 민관 합동 검증단이 한수원의 평가결과를 검증하고 있다. 계속 운전을 위한 심사시한(18개월, 서류보완 및 안전성 시험 등에 소요되는 기간 제외)은 현재 3개월 정도 남은 상태인데, 한수원은 즉각 가동해도 문제없다는 입장이지만 검증단 내에선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재가동 여부 결정이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월성 1호기는 사실 지금 당장 돌려도 문제가 없는데 당국이 여론 눈치를 보느라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검증단의 한 관계자는 "한수원이 가동 연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설계수명 만료 직전 부품을 갈아 끼우는 등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면서 규제기관을 들러리로 만들려 하는 게 근본 문제"라고 반박하고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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