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시장 여권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김 전 총리가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모임 특강에서 출마설에 대해 모호하지만 정치적 포석을 깔고 있는 듯한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김 전 총리는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모델연구모임(대표 새누리당 남경필의원)에서 특강을 한 뒤,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직 경험을 살려 국가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겠지만, 선출직을 통해서 할 지에 대한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당에서 출마 요청이 와도 거절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까지 얘기한 것 그대로" "(기자) 여러분들이 해석하라"며 여지를 남겼다. 출마에 대해 생각을 안 해봤기 때문에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는 의미인 셈이다.
특강 중에도 출마여부를 묻는 새누리당 신동우 의원의 질문에 "오늘 같은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는 게 제 희망이고 보람"이라고 말했다. '오늘 같은 역할'이 무슨 의미냐는 질문에는 "특강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인식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는 그러나 '독일의 힘, 독일의 정치'로 진행한 특강 내용에서는 현 정치권을 향해 고강도의 쓴 소리를 쏟아냈다.
먼저, 권력 분립 문제에 대해 그는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역사적 수명을 다했다"며 "대통령 중심제를 유지하려면 국무총리 권한을 확보해 정부 내에서 균형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선진화법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로 정해진 사안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긴 곤란하다"면서도 "분명히 이상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특히 국회 해산제도를 언급하며 "(필요하다면)국회를 해산시키고 다시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명박정부 후반기 2년 5개월간 국무총리로 재임한 김 전 총리는 지난 5월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6개월간 연수한 뒤 이달 초 귀국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