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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단독 청문특위-본회의 상정 '속전속결'… 야권은 필리버스터도 거부당한 채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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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단독 청문특위-본회의 상정 '속전속결'… 야권은 필리버스터도 거부당한 채 '속수무책'

입력
2013.11.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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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마치 군사작전을 펴듯 일사분란했다. 지도부는 소속 의원 전원을 대기시킨 가운데 인사청문특위와 본회의를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민주당은 여론의 역풍 때문에 변변한 저항도 없이 속수 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위를 단독 소집해 민주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재적의원 13명 중 새누리당 소속 의원 7명의 의견으로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단 12분 만에 채택했다. 민주당은 즉각 의원총회를 열고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의총 이후 강창희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여야 합의로 처리되지 않은 인사안인 만큼 본회의에 상정하는 것은 국회선진화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의장의 직권상정"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임명동의안은 특위에서 정당한 표결 절차를 거쳐 보고서를 채택한 만큼 본회의에는 자동 부의됐기 때문에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논리로 맞섰다. 이에 강창희 국회의장은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 본회의 의사일정 안건으로 황 후보자 인준안을 포함시켰다.

본회의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본회의 예정시간인 오후 2시부터 새누리당 소속 의원 154명 전원은 회의장을 지키면서 의총을 진행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을 기다렸다. 오후 3시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강 의장은 개의 2분만에 당초 마지막 안건으로 지정된 인준안을 맨 앞으로 수정해 기습 상정했다. 의총에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통한 저지를 결의하고 대기하던 민주당 의원들은 부랴부랴 본회의장으로 쫓아왔지만 상황을 돌이킬 수 없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표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요구했지만 강 의장이 "인사 관련 안건은 토론을 허용하지 않는 게 국회의 오랜 관례"라며 거부하면서 좌절되고 말았다.

이어 표결이 진행됐고 황 후보자 인준안은 부의 30분만에 가결됐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유신국회로의 회귀""박정희 때보다 더하다" "청와대 새누리당 2중대, 나팔수 역할 하지 말라" "꼭두각시 새누리당" "국회가 대통령 시녀냐" "국회가 통법부가 됐다"며 강 의장과 새누리당을 향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본회의장에 머물며 "투표를 마치지 않았다"며 지연작전을 시도했지만 강 의장이 투표 종료를 선언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최대한 자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본회의 종료 이후 "의장님 잘하셨다. 최고야 최고"라고 자축하며 유유히 본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이날 임명동의안은 159명이 무기명 투표에 참여해 찬성 154표, 반대 3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새누리당 의원(154명)을 제외하고 강창희 국회의장과 안철수 박주선 현영희 문대성 무소속 의원 등이 표결에 참석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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