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연령 80세까지 늘리고 보장기간도 최대 100세로고혈압·당뇨 있어도 받아줘"걸리면 다 털린다" 가입 러시농협생명 두 달 만에 7만건삼성, 2주 만에 2만5000건고령층 단골 질병 상품도 인기
점점 길어지는 은퇴 생활, 늘어나는 의료비는 실버건강보험에 맡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데 맞춰 보험사들은 노년층 전용 상품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기대수명 증가로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고, 이에 대비한 건강보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1.1세(2011년 기준)로, 34개 회원국 중 4위다.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가 우리나라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33.3%에서 지난해 34.3%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노년층 대상 실버 건강보험의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과거 중소형 보험사 위주의 실버보험 시장에 최근 대형사들도 가세하고 있다.
실버보험 중에서 암 보험이 가장 인기가 높다. 기존에 가입조차 안됐지만 최근에는 보험 가입 연령을 80세까지 늘리고, 보장기간도 100세까지 확대한 상품이 나왔다. 61세부터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NH실버암보험을 9월 출시한 NH농협생명은 판매 두 달 만에 판매건수 7만건을 돌파했다. 이 상품은 최고 100세 만기까지 갱신 가능하고 암의 종류에 따라 최고 4,000만원의 치료비를 지급받을 수 있다. 또 고혈압이나 당뇨 등을 앓고 있어도 가입이 가능하다. 라이나생명도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고령자 전용 암보험 상품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고혈압이나 골다공증 등 노인성 질환에 대해 무심사가입을 진행해 가입 문턱을 없앴다. 또 가입연령을 최대 80세로 늘렸다. KDB생명도 25일 실버 세대 전용 (무)KDB실버암보험을 출시했다. 갱신 시 보험료가 크게 오르는 것을 우려해 업계 최초로 갱신 없이 80세까지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동양생명(홈케어실버암), 신한생명(든든한노후암), 미래에셋생명(시니어라이프 암보험) 등도 노년층 대상 상품을 출시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대형사들도 속속 실버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달 초 실버암보험을 출시한 삼성생명은 약 2주 만에 판매건수가 2만5,000여건을 넘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60대 이상의 사망원인 1위인 암은 발병하면 고액의 의료비가 필요해, 준비했던 노후자금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실버암보험이 노후준비의 기본"이라고 소개했다. 현대해상은 수명 증가로 암 발병 횟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횟수에 제한 없이 보험금을 매번 지급하는 '계속받는 암보험'을 내놨다. 한화생명도 다음달 실버암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나이가 들수록 아무래도 의료비 지출이 점점 늘어나는 것에 대비하는 보험도 있다. 교보생명은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류마티스 등 고령층에 많이 발생하는 질병을 보장하는 '참사랑효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도 노년층에 의료비 혜택을 제공하는 '행복한 노후'를 출시해 상해사망 및 후유장해를 보장한다. 상해 또는 질병으로 입원하면 첫날부터 매일 입원일당을 지급해준다. 삼성화재 FP센터 홍승희 팀장은 "과거에는 은퇴자금이나 가난에 대해 대비했다면 최근에는 수명 증가로 인한 노년기 질병에 대한 준비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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