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희(54) 동부 감독은 28일 LG전을 앞두고 멋쩍게 웃었다. 짧게 자른 머리를 긁적이며 “추워서 더는 못 잘랐다”고 했다. 이 감독은 지난 24일 SK전에서 12연패 탈출을 위해 선수단이 삭발 투혼을 발휘한 것에 큰 감명을 받고 함께 삭발에 동참했다.
개막 전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동부는 순위표 밑바닥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중위권과 승차가 크지 않아 연승만 탄다면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연패를 끊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냉정했다. 또 한번 패배의 쓴 잔을 들이키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동부는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시즌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54-70으로 패했다. 무기력한 모습으로 시즌 14패(5승)째를 떠안은 동부는 공동 9위에서 꼴찌가 됐다. 동부의 기둥 김주성(10점 8리바운드)은 발목 통증을 안고 있는 상태에서도 출전을 강행하는 투혼을 보였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반면 주축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펼친 LG는 3연승 휘파람을 불며 단독 2위(13승6패)로 올라섰다. 선두 SK(14승4패)와의 승차는 1.5경기다. 1순위 신인 김종규(207㎝)는 자신의 우상인 김주성 앞에서 15점 7리바운드를 올려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경기를 치를수록 팀에 점차 녹아 드는 모습이다. 외국인 센터 크리스 메시는 18점 12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돋보였다.
양 팀의 승부는 일찍 갈렸다. 1쿼터를 21-8로 크게 앞선 LG는 2쿼터 초반 기승호와 문태종의 연속 3점포에 메시의 골밑슛까지 더해 29-9로 달아났다. 3쿼터에는 김종규가 호쾌한 덩크슛을 꽂았고, 메시가 7점을 몰아쳐 여유 있게 경기를 리드했다. 동부가 4쿼터 초반 반격에 나서 49-58로 점수차를 좁히자 LG는 문태종이 원핸드 덩크슛을 작렬해 상대의 기를 꺾었다. 58-50으로 앞서던 종료 5분30초 전에는 김종규가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2점을 넣어 승기를 잡았다. 창원=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창원=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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