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현(28ㆍKCC)과 정영삼(29ㆍ전자랜드)은 각자의 팀에서 중고참이다. 아직 20대로 젊은 축에 속하지만 신예 선수들로 가득한 팀 상황상 선배들보다 후배들이 더 많다. 군대에 다녀온 2년 사이에 일어난 변화다. 이제는 베스트5로 코트에 설 때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할 위치다.
이들 역시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 강병현은 28일 현재 올 시즌 경기당 평균 34분6초를 뛰며 국내 선수 가운데 팀 내 최다인 15.7점을 넣었다. 3점슛은 평균 2.5개로 부문 선두다. ‘괴물 루키’ 김민구가 가세해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경기를 운영 하는 템포 조절 능력이 부족하다. 김민구의 단점을 강병현이 메워주고 있다. 강병현은 또 경기가 안 풀릴 때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결한다. “리더가 돼라”는 추승균 KCC 코치의 주문을 120% 소화하고 있는 강병현이다.
그는 “군대를 다녀오기 전에는 훌륭한 선배들과 함께 했는데 전역하고 나니 이제는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가 됐다”며 “어린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려고 코트 안팎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현과 원정 숙소 룸메이트인 김민구는 “(강)병현이 형이 하나부터 열까지 프로 선수의 자세나 플레이 등 사소한 것 하나까지 가르쳐줘 프로에 빨리 적응을 할 수 있었다. 마치 친형 같다”고 전했다.
정영삼은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지목한 올 시즌 팀 성적을 좌우할 키 플레이어다. 문태종(LG)의 이적과 강혁(삼일상고 코치)의 은퇴로 고스란히 해결사 중책을 맡았다. 어깨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지만 책임감 속에 묵묵히 참고 뛴다. 주특기인 돌파 능력은 여전하고, 슛 정확도 또한 한층 더 정교해졌다. 팀이 연패에 허덕일 때는 선수단 가운데 가장 머리를 짧게 깎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정영삼은 경기당 평균 9.9점을 넣고 있다.
정영삼은 “농구는 단체 운동이기 때문에 솔선수범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특히 같은 실수를 두 번 하지 않도록 후배들을 다독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물론 부족한 점은 많지만 내가 잘하면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후배들이 좀 더 좋은 쪽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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