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을 알리는 데 사투리만한 것도 드뭅니다. 앞바다에 많이 나는 돌문어나 미역 등 해산물도 포항사투리로 스토리텔링할 생각입니다."
경북 포항시 홍보담당관실 서병일(49ㆍ사진) 마케팅팀장. 유학파답지 않게 포항사투리의 달인인 그는 사투리가 단순한 '방언'이 아닌, 지역 정서와 시대상이 투영된 문화유산이라며 사투리를 스토리텔링하면 그 어떤 첨단 홍보수단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씨는 최근 안동문화원 주최로 일반부 12개팀 등 16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경북 사투리 경연대회에서 해산물인 '군소'를 군수(郡守)로 희화화한 '먹성 좋은 군수님, 군수가 다 쳐무따카데!'를 주제로 우수상을 수상할 정도로 포항 사투리의 달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포항에 순시를 나온 도지사가 촌로에게 미역이 흉작이 된 이유를 묻고 답하는 과정을 구한 포항사투리로 풀어 낸 것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할배요 올개 미역이 우예 이래 배리뿌랜능교?"라는 도지사의 질문에 할아버지는 "(해산물인 군소)군수가 다 쳐무따 카네예"라고 한 것을 군수(郡守)가 다 먹은 것으로 오해한 도지사와 영일군수 사이에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주 내용이다. 봄철에 주로 많이 잡히는 군소는 껍질이 없는 달팽이처럼 생긴 연체동물로, 스태미너식으로 인기가 좋다.
서씨가 사투리 경연대회에 나가게 된 것은 일생 생활 속에서 사투리가 점점 사라지는 데 대해 안타까워하던 중에 지역 홍보를 위한 새로운 수단이 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포항을 대표하는 과메기나 돌문어 등 해산물과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한 포항운하 등을 홍보하는 데 포항 사투리만한 것이 없다"며 "사투리는 더 이상 촌스럽고 격이 낮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피력했다.
서씨는 포항 출신으로 대구에서 초중고를 마쳤으며 미국과 일본에서 영화와 일본지역학 등을 공부한 유학파 엘리트로 유명하다. 미국에서 미국과 국내 뉴스전문채널, 삼성그룹, 대구FC 등에서 기자와 홍보맨으로 활약하다 2010년부터 포항시에 채용돼 홍보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이정훈기자 jhlee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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