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국국제보건의료 재단, 캄보디아 수상 마을에 수상보건소 열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국국제보건의료 재단, 캄보디아 수상 마을에 수상보건소 열어

입력
2013.11.27 12:04
0 0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캄보디아 씨엠립의 남쪽에 위치한 거대한 호수 톤레삽(Tonle sap). 우기에는 최대 13만㎢까지 커지는 이 호수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내륙 어장 중의 하나다. 톤레삽 호수의 많은 수상 마을들은 먹을거리는 풍부하지만 수인성 질병에 노출돼 있어 보건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5개 마을 단위로 보건소가 있지만 배를 타고 이동해야 해 접근성이 떨어지고 의료 인력도 부족해 이용률은 턱없이 낮다. 특히 산모들의 경우 응급 후송시설이나 대기실이 없어 보건소 이용 자체를 포기하는 형편이다.

26일 오전 캄보디아 씨엠립의 수상선착장에서 모터보트로 1시간 거리의 바탐방도(道) 꼬 치비앙 마을에서 잔치가 열렸다. 지난 8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ㆍ코피)의 지원으로 개축한 수상보건소의 현판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기존 보건소와 붙어있는 120㎡(약 36평) 규모의 새 시설은 분만실과 대기실, 진찰실 등을 갖춰 출산 전문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8월29일 문을 연 뒤 이 곳에서 출산한 산모는 30여명. 코피는 지난 6월 환자 후송용 10인승 모터보트도 지원했다. 시설의 안전성과 교통 편의성이 개선되자 수상 보건소를 이용하는 산모들이 늘어난 것이다.

캄보디아의 출산율은 2008년 기준 3.1명으로 높은 편이나 의료 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집에서 출산하는 비율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립 병원을 이용할 경제적 여유가 없는 저소득층은 의료시설 이용을 포기하기 때문이다. 2010년 기준 캄보디아의 산모 사망률은 10만 명당 207명, 영아 사망률은 1,000명당 25명에 달해 모자(母子) 보건의 취약성이 드러난다. 보건 환경이 열악한 수상 마을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꼬 치비앙 마을에서 33년간 보건소장 겸 조산사로 일한 초 분이(58)씨는 "25일에도 산모 1명이 출산했는데, 한국에서 지원해 준 분만 침대와 산후 대기실 덕분에 안전하게 출산한 뒤 충분히 쉬다 집으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꼬 치비앙 보건소를 이용하는 인구는 1만2,000여명에 달하지만 의사는 한 명도 없고, 의료인력이라곤 간호사와 조산사를 포함해 총 6명에 불과해 그동안 인력 부족이 심각했다. 때문에 코피는 마을에서 2명씩 모두 10명을 뽑아 교육시킨 뒤 보건 요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2011년부터 보건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점 소반(23)씨는 "백신 접종을 위해 한 마을에 외래 진료를 나갔는데, 거기서 임신중독에 걸린 임신부를 발견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코피의 캄보디아 통합모자보건사업 디렉터인 송진수(37)씨는 "현재 캄보디아 지역의 30여개 보건소를 관리하며 의료인 교육, 장비 및 약품 지원, 교통 여건 개선, 의료 정보 분석 등의 작업을 하고 있다"며 "지역과 연계해 의료 인프라 전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탐방(캄보디아)=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