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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IMF 고위직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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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첫 IMF 고위직 진출

입력
2013.11.2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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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들과 정부가 잘해서,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은 결과입니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에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창용(55)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국장에 임명된 후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혔다. IMF 아ㆍ태 국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구조조정을 맡은 IMF 실무협의단장을 맡았던 자리로, 한국인이 IMF 고위직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MF는 26일(현지시간) 이 수석을 차기 아태국장에 임명, 내년 2월부터 근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IMF는 188개 회원국을 아시아태평양, 유럽, 중동ㆍ중앙아시아, 미주, 아프리카 등 5개 국으로 나눠 관리한다. 국장은 총재와 4명의 부총재를 제외하고 실무급에서 최고위직이다.

이 차기 국장은 충남 논산 출신으로 84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89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98년부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로 학생들을 지도 했다. 그가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함께 집필한 은 경제학의 정석으로 불릴 정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현실 무대로 보폭을 넓힌 건 외환위기가 준 충격이 계기가 됐다.

"외환위기 당시 망치에 얻어맞은 심정이었죠. 전 세계 투자은행(IB)과 IMF 직원들이 한국 경제의 운명을 결정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경제 체질이 좋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이론뿐 아니라, 수술까지 잘하는 외과의사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그때 했습니다."

이 차기 국장은 2007년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한 뒤 이듬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09년에는 대통령직속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2011년부터는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변신, 국제무대에 도전했다. 그는 "우리나라 젊은이들 중에서도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교수였던 한승수 전 총리가 유엔총회 의장으로 활약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롤모델 같은 분이다. 과거에는 개인적 능력이 뛰어나도 국제사회에 진출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인이라는 게 긍정적 효과를 낼 정도로 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 우리 젊은이들이 경쟁이 치열한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를 상대로 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말했다.

이 차기 국장은 내년 2월 10일부터 근무를 시작한다. 그는 "앞으로 100년은 아시아의 세기라는 말이 있다"며 "국가대표로 세계대회에 출전하는 심정으로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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