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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비장애아 함께 춤추는 더불어 행복한 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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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비장애아 함께 춤추는 더불어 행복한 발레단

입력
2013.11.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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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10)이는 주위에 장애를 가진 사람이 없다. 학교에도 장애를 가진 사람은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6학년 언니 딱 한 명이다. 7개월 전 엄마 전길선(40)씨가 '더불어 행복한 발레단'에 지원하기 위해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랑 같이 발레를 하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어보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무서울 것 같아."

5개월 후 발레 연습을 하고 집에 돌아온 어느 날 초연이는 말했다. "엄마, 이제는 누가 장애인인지 아닌지 모르겠어." 전씨는 "처음에는 '말할 때 침이 너무 튀어서 싫다'고 하더니 몇 달 지나고부터는 집에만 오면 '말 하는 거 다 알아 듣는다' '(주인공인) 피터 오빠 너무 귀엽다'고 한다"며 "시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더불어 행복한 발레단은 8~14세의 장애아동 9명과 비장애아동 10명으로 구성된 어린이 발레단이다. 보건복지부에서 주최하고 서울발레시어터가 주관해 올해 4월 만들었다.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부대끼며 편견을 깨자는 취지다.

16일 경기 과천시민회관에서 열린 이들의 연습 광경은 소란한 행복이었다. 샛노란 의상을 입고 오리 역할을 하던 막내 지정(8)이가 갑자기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극 중 늑대한테 잡혀 먹히는 장면을 연습하다 클라이맥스에서 음악 소리가 커지고 실제로 늑대 복장을 한 친구가 자신에게 달려오자 놀란 것이다. 언어장애가 있는 지정이는 또래들보다 발달이 조금 느리다. 아이들을 가르치던 전 서울발레시어터 단원 최경아(44)씨가 "지정아 이건 약속이지. 진짜 늑대 아니지?"라는 말을 반복하며 아이를 달래는 동안 연습은 잠시 중단됐다. 아이들은 익숙한 일이라는 듯 맡은 부분을 연습하거나 옆 친구랑 장난을 치면서 기다렸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유승헌(11)군과 짝을 이뤄 몸풀기와 연습을 하던 김혜원(14)양은 "처음에는 (장애아동과 함께 하는 게) 불편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도, 교사도 처음부터 쉬운 길은 아니었다.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은 첫 수업 때 "하겠다고 한 내가 미쳤지 생각했다"고 했다. 장애아동들은 소리를 지르면서 연습실을 뛰어다녔다. 김 단장을 포함한 6명의 발레 교사들이 장애아동들에게 매달리는 동안 비장애아동들이 넋 놓고 멍하니 앉아 있다 집에 갔다.

"이거 되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데에는 6주가 걸렸다. 발레 교사들이 특수교사, 정신과 의사, 장애인 시민단체 활동가의 '과외'를 받아 응석을 받아주는 것이 장애아동을 위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되면서다. 장애아동들에게도 엄할 땐 엄하되 배려하는 교사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놀랍게 성장했다. 7개월이 지난 지금 아이들은 연습복이 작아져 어깨끈이 조일 때면 서로 휴지를 덧대주고 극중 들어가고 나갈 때, 일어서고 앉을 때를 손을 잡고 이끌며 알려준다. 김 단장은 "발레는 함께 추는 춤"이라며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들이 함께 원도 그리고 줄도 서면서 사회성, 협동심, 배려심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연습장을 찾은 김채민(10)양의 어머니 장윤경(38)씨는 "아이가 발레를 배우고 싶다고 해서 집 주변에 학원을 알아봤는데 장애가 있다며 받아주지 않았다"며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더불어 행복한 발레단의 공연 '피터와 늑대'는 30일 오후3시 경기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린다.

과천=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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