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항해에 나선 중국의 최신 공무집행선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 중인 댜오위다오(센카쿠) 해역으로 가기 전 한국의 이어도로 와서 그 곳이 중국 해역이라고 억지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이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에 이어도 상공을 포함시킨 것도 이어도의 관할권을 주장하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장쑤성의 남통일보와 홍콩 봉황망은 장쑤성 최대 공무집행선인 중국해감 5001호(1,470톤)가 6월17~22일 첫 항해에 나서 이어도 해역에서 정기 순항 활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두 언론에 따르면 5001호는 6월 19일 이어도 부근에서 한국해경 3003호에게 "우리는 중국의 공무집행선으로 우리나라(중국) 해역에서 정상적인 순항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3003호가 선박의 제원을 밝히라고 요구하자 "상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당시 5001호에는 남통일보 기자가 타고 있었다. 5001호는 6월 25일 댜오위다오 해역으로 가 12해리 안까지 진입, 주권을 선포하며 일본을 자극했다. 이 배는 현재 동중국해를 수시로 순항하고 있다.
중국 국가해양국은 지난해 초 이어도가 중국 관할 구역이라고 주장하며 정기 순항을 예고한 바 있다. 중국 선박들도 해마다 수십 차례 이어도 해역을 드나들고 있다. 그러나 댜오위다오에 주로 보냈던 최신 공무집행선이 첫 항해지로 이어도를 순항한 것은 심상찮은 대목이다. 이는 댜오위다오 뿐 아니라 이어도에서도 중국의 이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마치 수캐가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것과 같은 인상을 준다"며 "방공식별구역 선포는 하늘을 대상으로 하지만 사실상 그 아래 바다와 떼어 놓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배타적경제수역(EEZ) 문제 나아가 해양 주권 문제와 직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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