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는 2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2013~2017)을 확정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추진할 대북ㆍ통일정책의 대강을 정한 것으로서, 앞으로 중ㆍ장기 비전에 입각한 일관된 대북정책 추진과 대북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계획은 북핵문제 해결, 당국간 대화 추진 및 합의 이행 제도화, 인도적 문제의 실질적 해결,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등 10대 과제를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 중 주목을 끄는 것은 '국민통합에 기여하는 통일교육'이란 과제다.
통일은 의지, 능력, 환경의 3박자가 맞아야 가능하다. 통일의지는 통일을 하려는 의지로 통일을 추동케 하는 무형적인 힘이다. 제 아무리 통일을 실현할 수 있는 경제력, 외교력, 사회ㆍ문화ㆍ군사적 역량을 확보하고 있고, 북한의 변화, 주변 국제여건 등 환경적 조건이 성숙돼 있다 하더라도 통일의지가 없다면, 통일은 이루어지지 못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의지는 통일을 위해 요구되는 가장 선차적인 조건이라고 하겠다.
통일교육은 바로 이 같은 통일의지를 함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 청소년들이 차세대 통일주역이라는 사명감을 갖도록 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아야 한다. 통일 후 일정기간 동안 불편이나 후유증이 발생하기 마련이어서 통일에 따른 고통과 부담을 나누는 자세가 요구될 것이다. 따라서 남북 나눔과 고통 분담의 자세를 키우는 것 역시 중요한 목표가 돼야 한다.
2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도 통일의지의 중요성을 감안해서 '통일미래 세대의 통일의식ㆍ역량 배양'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청소년들의 통일의식 제고를 위한 '맞춤형 통일교육'을 세부 추진과제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통일 후계(後繼)세대 양성을 위해선 자라나는 세대의 통일의식 제고가 긴요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지난 시기에도 통일교육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젊은이들이 통일문제에 무관심하며 심지어는 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보고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교보재, 교육내용, 교육기법 등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통일교육의 내실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통일교육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일방적인 지식 전달 중심의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교사와 학생 간에 긴밀한 소통을 통해 북한 사람들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나아가 청소년들에게 동기부여를 통한 자발적 학습ㆍ참여를 가능케 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 밖에도 중ㆍ고등학교 때 보다도 초등학교 시절에 통일교육을 시행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바, 초등학생 대상 통일교육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 통일교육개발연구원(이사장 송영대)이 진행하고 있는 "북한친구 알아보기 통일교육"은 하나의 모델사례가 될 수 있다. 우선 북한에서 교사생활을 하다가 탈북한 교사가 원하는 학교를 찾아가 교육을 담당한다. 북한 어린이의 생활상과 통일을 위한 내용을 사진,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함으로써 초등학생 수준에 맞는 강의를 실시하되, 흥미와 동기유발을 자극한다. 통일담당 교사들의 강평과 함께 교육을 받은 학생들로부터 느낀 점을 접수해 차후 교육에 반영한다.
정부는 통일교육 실상의 자세한 모니터링을 통해 수요자의 입장과 교육현장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초등학교 통일교육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현장교육에 대한 가능한 인적ㆍ물적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더불어 피교육생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 자료 개발ㆍ보급, 체험ㆍ참여형 학습프로그램 운영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민족동질성 회복과 남북관계 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다.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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