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서울시내 공공임대주택 입주자들의 임대료 및 관리비 체납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SH공사의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장환진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장이 서울시로부터 제출 받은 행정사무감사자료에 따르면 SH공사가 관리하는 시내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 체납액은 2010년 46억500만원에서 2012년 69억7,500만원으로 2년 새 51.5%나 늘었다. 같은 기간 임대료 체납가구수 역시 1만5,714가구에서 2만335가구로 29.4% 증가했다. 올해 사정은 더욱 악화해 9월말 기준 체납액은 77억900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임대료 이외에 관리비 체납액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관리비 체납액은 2011년 43억5,000만원에서 2012년 46억6,800만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9월 기준 50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관리비 체납가구수는 2011년 2만993가구에서 2012년 1만7,274가구로 줄었지만 올 9월 현재 1만9,559가구로 다시 급증했다.
특히 시는 지난 4월 '공공임대주택 종합개선대책'을 발표하면서 공공임대주택 임대료를 한 달에 13만원, 재개발 임대주택은 14만6,000원, 국민 임대주택은 22만6,000원으로 각각 낮췄지만 이마저도 내지 못하는 가구가 늘고 있는 것이다.
SH공사는 임대차계약 상 임대료나 관리비를 3개월간 체납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서울시는 현재 3개월 이상 체납한 입주자에 대해서 퇴거조치 대신 체납금을 나눠 내도록 하고 있다.
체납가구 증가는 고스란히 SH공사의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작년 SH공사는 창사 이래 주택건설사업에서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임대사업의 적자가 주택분양사업의 흑자를 넘어선 것이다. 임대주택에 편중된 SH공사의 주택사업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SH공사의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건설 비율은 지난 2009년부터 올 9월까지 최근 5년 동안 30%(2만1,212가구) 대 70%(4만9,751가구)로 임대주택에 편중됐다.
장 위원장은 "SH공사는 공기업인 만큼 임대주택 입주민의 주거 안정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동시에 공익 기여와 수익성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분양과 임대주택 건설 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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