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을 중단한 정부 결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는 가운데 투옥 중인 야권 지도자 율리야 티모셴코(사진) 전 총리가 무기한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직권 남용 혐의로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티모셴코 전 총리는 25일(현지시간) 자신이 의장으로 있는 최대 야당 바티키프쉬나(조국당)를 통해 협력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단식투쟁에 돌입했다. 그의 변호사인 세르게이 블라센코는 이날 수도 키예프의 유럽광장에 집결한 시위대 앞에서 "티모셴코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29일 EU와의 협력협정에 서명하지 않으면 대통령과 그의 부패한 측근들을 지구에서 쓸어 버리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앞서 TV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유럽화 정책에 변함이 없다"면서 "경제 문제를 우선 해결한 뒤 유럽화를 추진하자"고 호소했다. 그는 EU와의 협력협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가 무너져 경제 상황이 악화하고 러시아의 압박이 계속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우리가 현재 느끼고 있는 압박 아래에서 생산이 중단되고 수백만명이 길거리로 내버려지는 문제를 방치할 수 없었다"고 협력협정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전날 수만명이 시위한 키예프 시내에선 이날도 2만명이 정부의 협정체결 중단 결정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에 참가했다. 정부 청사와 가까운 유럽광장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하는 시위대를 경찰이 최루탄과 진압봉으로 해산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 양측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김종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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