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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탈골 불구 6.5km를 달린 장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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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탈골 불구 6.5km를 달린 장한송

입력
2013.11.2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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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란 단어는 아예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경북체고 2학년 장한송(17)의 눈에는 눈물이 뺨을 타고 쉴새 없이 흘러내렸다. 오른쪽 어깨 탈골로 인한 통증 때문이다. 장한송은 26일 열린 제59회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이하 경부역전마라톤) 사흘째 대구~김천 대구간(74㎞)레이스 중 제3소구간 신동~왜관(6.7㎞)구간에서 출발 이후 채 200m를 지나지 않아서 동료와 어깨를 부딪쳐 거의 도로에 쓰러질 뻔 했다. 순식간에 몸이 휘청거렸으나 다행히 몸의 중심을 잡았다. 그러나 어깨가 탈골 됐다. 평소 습관성 탈골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경기 도중 탈골 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장한송은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주저앉으면 팀 성적에 큰 부담을 주리란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딪친 동료를 원망하기 보단 어떻게든 완주해야겠단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6.5㎞를 달렸다. 마침내 골인지점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는 어깨 끈을 다음 주자에 넘겨주고 나서야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인근 병원으로 긴급후송된 장한송은 3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병원문을 나선 그의 눈엔 웃음이 번졌다. 비록 꼴찌로 들어왔지만 자신을 믿어준 팀이 고마웠고, 주어진 몫을 해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장한송이 보여준 마라토너로서의 끈기와 의지에 대해 경부역전마라톤 관계자들의 칭찬이 쏟아졌다. 유문종(56) 대회 심판장은 “어깨 탈골 통증은 성인들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더구나 그런 몸으로 구간 마라톤을 완주한 경우는 대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장한송의 고군분투에 자극을 받은 듯 다음 주자 이교직(27ㆍ구미시청)이 4소구간 왜관~약목 (10.3㎞)에서 2위로 점프했다. 대구, 부산과 함께 하위권으로 밀려났지만 ‘안방’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각오였다. 경북은 그러나 이날 대구간과 종합기록 모두 8위에 머물렀다. 충북이 대회 사흘째 종합기록에서 2위 서울을 7분10초차로 따돌리면서 사실상 선두를 굳혔다. 충북은 8개 소구간 중 2,4,5,6,7구간을 1위로 통과했다. 충북은 1소구간에서 5위로 주춤했지만 김승종(18ㆍ단양고), 문정기(25ㆍ영동군청), 신현수(22ㆍ한국전력), 김상훈(24ㆍ제천시청), 김재민(24ㆍ옥천군청)의 역주로 여유 있게 선두를 사수했다. 엄광렬(53) 충북 감독은 “이변이 없는 한 대회 8연패가 확정적이다. 다리를 쭉 뻗고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서울은 전남을 1분27초차로 제치고 종합기록 2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조용원(22ㆍ건국대)의 페이스가 분부셨다. 조용원은 1소구간 대구~가라골(11.3㎞)에서 전남의 백승호(23ㆍ삼성전자)와 부산의 김재훈(25ㆍ한전)을 1초차 2,3위로 따돌렸다. 황규훈(60) 육상연맹 부회장 겸 삼성전자 마라톤 감독은 “각팀 에이스들이 총출동한 1소구간에서 조용원의 1위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힘’ 김도연(20ㆍ강원시청)은 3소구간에서 1위에 올라 자존심을 회복했다. 김도연은 앞선 두 번의 레이스에서 2,3위 부진을 보였다. 최선근(62) 강원육련 부회장은 “10월 인천 전국체전 이후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해, 출전을 만류했으나 본인이 강력하게 희망해 내보냈다”고 말했다. 한때 ‘제2의 임춘애’로 불리며 혜성처럼 떠올랐던 경기의 염고은(19ㆍ삼성전자)은 마지막 8소구간을 3위로 골인하며 본격적인 부활을 알렸다.

김천=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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