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정중동’행보로 무난하게 장을 마감한 LG가 내년에는 큰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두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되는 박용택(34)의 잔류다.
지난 2010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던 박용택은 올해로‘3+1’년 계약의 3년을 모두 마쳤다. 박용택은 2010년 말 최대 34억원에 LG와 FA 계약(3+1년)을 했는데 계약금 8억원(5억원+3억원), 연봉 3억5,000만원의 조건이었다. 1년 연장 계약 옵션을 채운 박용택은 당시 계약대로 계약금 3억원을 더 받고 총액 6,5000만원에 내년 시즌을 뛰는 셈이다.
박용택이 내년 FA 협상 테이블을 기다리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당시 계약 내용에 따르면 4년간 계약금과 연봉을 모두 받으면 22억원, 그러나 추가 계약금 3억원도 인센티브인 셈이어서 보장금액은 계약금 5억원과 3년간 연봉 10억5,000만원을 포함해 총액 15억5,000만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18억5,000만원은 옵션으로 FA 역사상 전례가 없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계약 조건이었다.
이를 악문 박용택은 +1년 연장 옵션을 포함해 대부분의 성적 옵션을 충족시켜 거의 최대치(34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받게 됐다. 이전까지 FA 실패 사례로 골머리를 앓았던 구단 입장에선 안전 장치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었으나 연봉보다 인센티브가 많은 계약은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런데 당시 구단들은 박용택의 계약이 ‘거품’을 방지하는 모범적인 전례를 남겼다고 하면서도 올 시즌 앞다퉈 초대형 FA 계약을 성사시켜 이중적인 행태를 자인하는 꼴이 됐다.
박용택은 FA 계약 첫 시즌이었던 2011년에 타율 3할2리에 64타점을 올렸고, 2012년에는 타율 3할5리에 76타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타율 3할2푼8리와 67타점으로 3년 연속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득점과 도루 등 전반적인 타격 성적도 뒷받침됐고, 올 시즌 팀을 11년 만의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내년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박용택과 LG가 다시 마주할 협상 테이블 결과가 벌써 궁금하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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