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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손 잡은 이란, 중동 패권도 거머쥘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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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손 잡은 이란, 중동 패권도 거머쥘 기세

입력
2013.11.2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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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협상 타결 이후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지역의 정세가 변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란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 및 협상의 경제적 이득을 발판 삼아 중동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중동지역 내 패권이 약화된 상황에서 이번 핵 타결로 아랍권 힘의 무게 중심이 이란으로 기울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우선 핵 협상 타결로 미국과의 장기 대치 종식이라는 실리를 얻었다. 이란 핵 사태는 1979년 이란 혁명 이래 34년 간 지속되며 미국과 옛 소련 간 냉전에 비견되기도 했다.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미국의 후원을 받고 있는 역내 다른 나라들로선 이란 견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란은 또 협상 이행 실적에 따라 동결된 자금 등 향후 6개월간 최대 70억 달러의 경제적 이득이 보장된다. 만성 실업난과 물가폭등에 시달리고 있는 이란 경제에 숨통이 트이게 된 것이다. 세계 4위의 석유 매장국인 이란은 서방을 비롯한 외부의 강력한 경제 제재로 국민 다수가 심각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핵 타결을 이끌어 낸 이란 협상팀이 24일 귀국길에 국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은 것도 경제난 해소에 대한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와 이라크, 시리아 등 전통적 중동의 강호들이 정치적 혼란과 내전 등으로 세력이 약화된 것도 이란에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기세가 오른 이란이 시아파 정권인 시리아나 예멘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소수 시아파의 대표주자인 이란은 역내 다른 시아파 정권을 지원하며 수니파 중심의 중동 정세에 반기를 들어 왔다. 그러나 시아파가 세력을 키워 종파간 분쟁 위험이 높아지면 중동지역 안보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따라 이란의 급부상을 우려한 사우디 등 걸프국과 이스라엘이 안보 협력체를 만들어 세력 균형을 꾀할 가능성이 있다. 걸프협력회의(GCC) 안보전문가인 사미 알 파라즈는 "이란 핵 협상으로 타격을 입은 국가들을 모아 외교적 행동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 핵 협상이 진행 중이던 23일 사우디 국왕과 카타르, 쿠웨이트 지도자들은 리야드에 모여 중동문제를 논의했다. 사우디는 25일 "선의가 있다면 이번 합의는 이란 핵프로그램의 포괄적 해결로 나가는 첫 단계가 될 수 있다"며 뒤늦게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한편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25일"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곧 이란에 대한 제한적인 경제제재 완화를 논의할 것이며 이르면 다음달부터 일부 제재 완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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