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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한물갔다고?… 외국자본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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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한물갔다고?… 외국자본 밀려든다

입력
2013.11.2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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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알다파그룹 벽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인수 확정 땐 중동 자본으로 첫 국내 진출, 중국 녹지그룹 제주도 63층 랜드마크빌딩에 1조545억 투자, 일본 모리사, 부산 사상공단 첨단산업단지 개발 위해 컨설팅 맡고 일본 기업 투자 중개

외국 자본이 국내 부동산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다. 투자 용도나 돈의 성격은 다르지만 저마다 우리나라 건설회사의 기초체력과 부동산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아직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법정관리 중인 벽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카타르 알다파그룹의 계열사인 아키드컨설팅 한국법인 ㈜아키드가 선정됐다. 중동 자본인 알다파그룹은 1958년 설립된 벽산건설의 시공 능력과 인적 구성을 높이 평가했다. 인수 후엔 한국과 중동 건설시장에서 쌍끌이 수주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연말쯤 아키드사가 벽산건설을 최종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알다파그룹은 국내 건설시장에 진출한 첫 중동 자본이 된다. 인수가액은 500억~800억원대로 추정된다. 아키드사 관계자는 "유엔 사무차장을 지낸 알다파 회장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수백억원대 사업 수주에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회사인 녹지그룹은 최근 1조545억원을 투자해 제주도에 최고 63층 호텔을 포함한 랜드마크빌딩을 2016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녹지그룹은 또 제주도 6대 핵심프로젝트 중 하나인 '제주 헬스케어타운'에 9억달러를 투자했다.

부동산금융업계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워낙 제주도를 좋아하다 보니 콘도와 호텔을 지은 후 분양과 운영수익으로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판단한 중국 자본들이 제주도 러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자본이 넘쳐나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민관 가릴 것 없이 서울을 비롯한 중국인 선호지역이나 저평가된 곳에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과 달리 아직 기업 차원의 투자 움직임은 미진하다. 다만 개인을 중심으로 부산에서 이미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우선 2011년 이후 재일교포를 중심으로 한 일본 투자자들은 본국 대재난에 대비한 거주공간 확보 차원에서 부산 해운대구의 고급 아파트를 상당수 사들였다.

기업 차원에서는 일본 구도심 재생프로젝트인 '롯본기 힐즈'로 유명한 모리사가 노후한 부산 사상공단 11만5,500㎡를 2020년까지 아파트형공장과 50층 규모의 복합쇼핑몰 등으로 개발하는 사업(사업비 1조9,000억원)에 컨설팅을 맡고 있다. 모리사가 경제성이 높다고 판단, 일본 기업의 투자를 중개하고 있는 만큼 국내 진출이 멀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미국과 유럽은 관망 중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위해 포스코건설과 특수목적법인에 공동투자(7대 3)했던 미국 게일사(社) 등은 자국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

국내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5억원 이상 부동산을 소유하면 5년 뒤 영주권을 부여하는 부동산투자이민제도도 해외 투자 유치에 기여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10월 기준 국내 부동산투자로 거주자격(F-2)을 획득한 외국인은 427명(827건)이며, 총 부동산가액은 5,361억원에 이른다. 아직은 중국인이 대부분(416명)이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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