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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사육 25년… 전문교육 없이 맹수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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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사육 25년… 전문교육 없이 맹수 맡겼다"

입력
2013.11.2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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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시베리아호랑이에게 물려 중태에 빠진 사육사 심모(52)씨는 사육사 생활 26년 중 25년 간 곤충사(舍)에서만 근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심씨가 올 1월 맹수사육사로 옮긴 뒤 제대로 된 안전교육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동물원 측의 부실한 안전관리 대책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5일 동물원 관계자와 심씨 가족 등에 따르면 심씨는 올해 1월 1일자로 곤충사에서 맹수사 관리로 보직이 변경됐다. 서울동물원 측은 "호랑이사를 리모델링하면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해 심씨 등 오래 근무한 직원들을 배치했다"면서 "심씨도 사육사이기 때문에 몇 개월만 트레이닝을 받으면 관리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씨 가족 측은 "심씨는 곤충사에 계속 남기를 원했는데 올 초 갑자기 부서가 바뀌었다"면서 "월 몇 회, 1년에 몇 회 등 필수 교육 구정이 있는데도 자신은 맹수 관리에 대한 제대로 된 전문 교육을 받지 못했다며 불안해 했다"고 말했다.

서울동물원에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달 '쥬(ZOO)니버스티 교육'과 분기별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확인 결과 쥬니버스티 교육은 동물 다큐멘터리 감독 등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교양교육 성격이고, 분기별 안전교육도 맹수사육사에게 필요한 전문교육과는 거리가 멀었다. 동물원 관계자는 "올 5월과 9월 분기별 안전교육의 경우 시설안전관리와 방역관리가 주제였다"면서 "맹수를 다루는 사육사들을 위한 전문교육 프로그램은 따로 없고 동료 사육사들을 통해 지식을 배운다"고 말했다.

더구나 서울동물원은 사육사가 동물사에 출입할 때 지켜야 할 매뉴얼을 두고 있지만 실제 준수 여부에 대한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3년 서울대공원 위기관리 종합대책'에는 동물사 출입 시 ▦이중 잠금장치 사용 철저 ▦무전기나 호루라기 등 동료에게 위급사항을 알릴 수 있는 장비 휴대 ▦인근 동물사 근무인력간 상호 안전 확인 ▦2인 1조 작업 등 수칙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심씨는 사고 당일 오전 먹이를 주기 위해 혼자서 호랑이사에 들어갔고, 무전기나 호루라기를 지참하지도 않았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반드시 두 명이 동물사에 들어가지 않아도 눈에 보이거나 소리가 들리는 거리에서 근무를 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 당일 심씨와 함께 근무한 동료 사육사는 심씨와 10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던 것으로 실제로 호랑이에게 물려 의식을 잃은 심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매점 주인이었다.

안영노 서울대공원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사고가 난 여우사의 펜스 높이를 1.5m에서 5m로 높이고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육사의 경우 전문 자격증 제도가 없는 만큼 동물원 자체적으로 동물에 관한 전문지식 교육과 안전 관리감독 강화에 더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야생동물연구소 한성용 박사는 "담당하는 동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은 필수고,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2인 1조가 아닌 단독 근무를 하는 관행도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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