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광주시장이 지난해 국제사기 논란이 일었던 3D(입체영상)변환 한미합작법인 '갬코'의 부실투자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 미국 측 파트너인 K2Eon의 3D변환 기술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인정해 놓고도 최근 광주시의회에선 "인정한 적 없다"고 거짓답변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강 시장은 지난 20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에서 "제가 확보한 문건에는 시장님께서 (K2Eon의) 기술력이 없다라고 하는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어떻느냐"는 홍인화 의원의 질의에 "글쎄, 인정한 일 없다"고 답변했다. 강 시장은 이어 "시장인 내가 (K2Eon의 기술력이 있다고)쓴 일은 없고, 말한 바도 없다. 홍 의원이 어떤 문건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이라고 덧붙였다.
강 시장은 앞서 홍 의원이 "이미 (2012년 9월 K2Eon의 기술력을 확인하기 위한) LA기술테스트를 하기 이전에 기술력이 없다라고 하는 사실이 (제가 확보한)문건에…"라고 질의하자, "내가 기술력이 없다고, 누가 언제 그랬느냐"고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당시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강 시장은 2011년 2월 갬코가 설립된 이후 K2Eon에 대한 기술검증 과정에서 이미 K2Eon의 기술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실제 강 시장은 지난해 12월 검찰의 참고인 조사에서 "갬코 대표 김모(55)씨가 갬코 최종계약 관련 보고서를 통해 K2Eon의 자체 기술력이 없다는 보고를 한 무렵(2011년 6월)부터 K2Eon의 기술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검찰 측 신문에 "그런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또 강 시장은 "애초부터 K2 측이 벤더(판매상)로서 자체 기술력이 없고, 이를 판매하는 역할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런 것 같네요"라고 답했다. 강 시장이 K2Eon의 기술력이 없다는 사실을 안 시점은 K2Eon에 대한 갬코의 기술검증이 세 번째로 실패한 직후였다.
이 같은 강 시장의 검찰 진술은 K2Eon의 기술력이 있는지 없는지는 LA기술테스트를 해봐야 알 수 있다는 그 동안 자신의 주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강 시장이 K2Eon의 기술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당시 "국제사기를 당했다"는 시청 안팎의 비난 여론을 피하기 위해 LA테스트를 강행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홍 의원은 "강 시장의 시의회 답변 내용은 갬코 사건과 관련해 의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대하는 시각이 얼마나 안하무인 격인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갬코와 관련된 여러 진실을 호도하게 한 강 시장은 시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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