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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대 정부 건물 점거…태국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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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대 정부 건물 점거…태국 일촉즉발

입력
2013.11.2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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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가 정부 청사를 점거하는 등 태국의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수도 방콕의 주민들은 90여명이 사망했던 2010년의 유혈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에 떨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는 25일 재무부 청사에 진입한 뒤 더 많은 청사를 점거하겠다고 밝혔다. 시위를 주도하는 수텝 타웅수반 전 부총리는 “우리는 26일 모든 부처를 장악해 탁신 체제가 국가를 운영할 정당성이 없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정부 시위대 수만 명은 24일에도 거리를 가득 메우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방콕 시내 교통을 마비시키고 주요 정부 청사와 건물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면서 “공직자들은 부패와 무능에 빠진 탁신 정권에 봉사하는 것을 멈추고 국민을 지키는 편에 서라”고 경고했다.

‘붉은 셔츠’로 불리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자 4만여명은 이날 방콕 국립경기장에서 정권 수호를 위한 집회를 개최하며 반정부 시위대와 맞섰다. 시위대 일부의 동원ㆍ매수 논란에도 불구하고 방콕에서 연일 수천, 수만명이 참여하는 반정부 시위와 친정부 시위가 벌어짐에 따라 양측간, 경찰과 시위대간 충돌 및 유혈사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반정부 시위는 탁신 전 총리의 동생인 잉락 친나왓 총리가 2011년 집권한 이후 일어난 시위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따라서 반정부 시위가 더 확대될 경우 잉락 총리 퇴진 및 조기 총선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태국 정치권은 선거를 통해 연임에 성공한 탁신 전 총리가 군부 쿠데타에 의해 실각한 2006년 이후 친탁신과 반탁신으로 나눠져 심각한 분열을 겪고 있다. 2001년 총리직에 오른 탁신 전 총리는 낙후지역 개발, 저소득층 복지 정책 등으로 농민과 노동자 계층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지만 2006년 19억달러에 달하는 자신의 회사 주식을 싱가포르 테마섹 그룹에 팔면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부정부패와 권력 남용으로 중산층과 기득권 계층의 반발을 사왔다.

이달 초 탁신 전 총리의 사면으로 이어질 수 있는 포괄적 정치사면 입법이 추진된 뒤 반대 진영은 방콕 중심가에서 보름 이상 시위를 지속해왔으며 집권 푸어타이당이 사면안을 철회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퇴진 압박을 늦추지 않고 있다. 야권은 잉락 총리를 퇴진시키고 탁신 전 총리 일가를 정계에서 은퇴시키는 등 탁신 체제를 뿌리뽑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잉락 총리는 “정부 수반으로서 이번 분란이 유혈사태로 악화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정치권이 대화를 통해 이견을 해소하고 대결을 피한다면 국가가 막다른 골목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사퇴나 의회해산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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