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V 연예 프로그램들을 보다 보면 방송인들이 New York City나 New Zealand 등에 직접 가서 현지 적응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문과 출신도 아니고 영어 공부를 특별히 많이 한 사람도 아니지만 그래도 대학교육을 받았다는 이들이 'I am Korean'이나 'Do you have beef?' 같은 초급 영어도 한마디 못하는 것을 보면 자괴감이 든다. 이런 영어는 요즘 초등학교 영어 시간에도 소개되고 예전엔 중학교 첫 학기에 배울 정도로 쉬운 내용인데 이런 간단한 문장마저 구사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허탈하다.
희망 사항을 청할 때 쓰는 'I would like to do ~'나 'I'd like a cup of coffee' 같은 문장만 알고 있어도 TV 화면에 나오는 상황을 거뜬히 소화할 텐데 출연진과 작가들은 미리 이런 연습도 하지 않았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상점에서 이런 정중하고 듣기 좋은 표현이 여의치 않다면 'I want ~'나 'We want ~'정도만 말해도 충분할 텐데 말이다. 조금만 신경 써서 배운다면 '담배 한 갑 주세요'를 'Give me a pack of cigarette'이라고 할 경우 맡긴 것을 달라는 무례한 느낌을 주지만 'I'd like a pack of cigarette'이라 한다면 매우 정중한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옛날에는 계산대에서 'How much does it come up to?'나 'How much is it altogether?'와 같은 질문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모든 게 자동계산인 시대라 대신 '어느 봉투에 넣어 드릴까요?' 등의 질문과 응답을 바르게 말하는 요령이 필요해 졌다. 간단하게 'Plastic or Paper?'라는 질문에 'I'd like plastic bag, please'처럼 full sentence로 대답할 필요도 없다. 그냥 '비닐 봉투에 넣어 주세요'라고 할 경우 'Plastic, please' 두 단어로 족하다.
TV 화면에 나온 예능프로의 장면은 사실 'I'd like a ~'문구 하나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식당에서도 'I'd like my check'(계산서 가져오세요), 'I'd like a large pizza'(저는 큰 피자로 주세요) 'I'd like my steak well-done'(고기를 완전히 익혀 주세요)로 말하면 그만이다. 흡연석 좌석으로 해 달라고 할 때 'I'd like the smoking section, please'라고 말하면 된다. 간단하고 쉬운 두세 문장만 익히고 방송 출연을 했어도 영어권 현지에 가서 그런 황당한 일을 자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멋지고 훌륭한 영어보다는 'Simple and plain English', 긴 문장보다는 몇 단어로 만드는 중학교 1학년 수준의 영어가 더 훌륭한 소통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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