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5~6년 동안 너무 고생했는데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글로벌 가입자 3억명을 돌파해 기쁘네요. 내가 실패하더라도 후배 기업인을 위해 ‘징검다리’가 됐으면 했는데 이번에 ‘라인’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듯싶네요.”
25일 오후(현지시간)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3억명 돌파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은 ‘기쁘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일본에서 라인㈜ 회장도 맡고 있는 이 의장은 네이버의 설립자로서 넥슨의 설립자 김정주 NXC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과 벤처기업 출신의 주식 부호로 유명하다. 이 의장이 공식적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기는 10년여 만이다.
“라인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앞으로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위챗’을 서비스 중인 중국의 텐센트는 올해 2,000억원을 마케팅 비용으로 썼다고 알려졌는데 네이버는 절반 정도 썼죠. 요즘은 ‘라인’이 만든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할까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이 의장의 설명과 같이 ‘메신저’는 글로벌 모바일시장에서 새로운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 구글 등 세계적인 IT기업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은 연 매출만 100조원(텐센트), 500조원(구글)에 이르는 기업들과 경쟁이 자칫 두렵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IT 비즈니스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라인’은 후배 기업인들에게 좋은 성공사례가 될 것이에요. 박찬호, 박세리가 성공을 거둔 이후 후배들의 메이저리그(MLB), 여자프로골프(LPGA) 진출이 이어졌듯 라인의 성공이 후배 벤처기업인들이 해외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는 밑거름이 됐으면 합니다.”
이 의장은 글로벌 IT기업들의 위력을 경계했다. 그의 지적과 같이 전 세계에서 인터넷 검색 1위는 한국 중국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구글’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한국기업이 다국적기업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인들이 인터넷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에요. 한때 봇물처럼 퍼졌던 노래방의 인기에서 알 수 있듯 한국인들의 남다른 노래 사랑이 K-POP의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해요. 한국의 벤처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해 성공하고자 한다면 의지가 아니라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앞으로 해외에서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도쿄=박진우기자
한국스포츠 도쿄=박진우기자 jwpark@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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