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et of gentle exercises you do to prepare your body for dancing, sport etc.” (ldoceonline.com) 야구의 웜-업은 말 그대로 몸을 쉽게 움직이기 위해 따뜻하게 데운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몸만 데우는 것이 아니고 정신까지 준비하는 시간이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웜업 시간이 가장 힘든 시간 중에 하나였다. 사실상 거의 체력 훈련을 하는 단계였다. 그래서 하루에 가장 힘든 시간이 준비 운동이었으며 이 시간이 끝나면 거의 힘든 연습은 마쳤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볼링그린 고등학교에서의 웜업은 말 그대로 본격전인 연습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웜업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방법적인 부분에서는 우리와는 조금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먼저 선수들이 수업을 마치고 운동장에 모이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여러 선수들이 모여서 볼을 가지고 노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글러브만을 이용해서 토스를 하며 술래를 잡는 게임이나 작은 원을 만들어 서로 피하는 게임, 또는 배트를 가지고 페버(토스 배팅) 게임을 하며 컨택(맞는 지점) 포인트를 잡거나 수비의 핸들링(볼을 잡는 요령) 연습을 한다. 그리고 이것을 하는 동안 얼마나 재미있게 하는지 나도 같이 어울려서 하고 싶어지기도 하고, 실제로 자주 같이 한다. 즐겁게 놀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단체 연습을 시작하면 전체 선수가 정확한 동작으로 스트레칭을 하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가게 된다. 준비운동은 전혀 어렵다거나 힘들게 하지 않는 것이다. 반대로 훈련 마무리 시점에는 격일로 힘든 체력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우리는 러닝을 보통 운동 시작과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왜 이곳에서는 훈련 마지막 단계에 진행을 하는지에 대해 헤드 코치에게 물어봤다. 코치의 대답은 야구에서는 던지고 치는 것, 즉 타격과 피칭이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그렇다면 가장 힘이 좋고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연습을 가장 먼저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서 체력 훈련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을 했다. 너무나 간단하면서 의미가 있는 대답이었으며, 무엇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내가 이곳에서는 다니는 학교의 영어 수업시간에 에세이를 쓸 때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가르친다. 제일 중요한 부분부터 먼저 밝히고 그것에 관련된 내용을 하나씩 설명해 나가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먼저 글에 대한 소개(Introduction)을 하고 중요한 내용(Main point) 3가지를 작성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설명을 순서대로 쓰고 나서 전체 내용을 정리(Summary)하고 결론(Conclusion)을 내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가끔씩 “우리 나라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리고 농담을 한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 보다는 끝에서 마지막 단어 하나에 의미가 완전히 바뀌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친구들의 사고 방식은 항상 중요한 것을 먼저 한다는 것이고, 야구에서도 가장 필요한 것을 먼저 하고 나서 다음 프로그램을 진행 한다. 참 쉬우면서도 간단한 진리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볼링그린 하이스쿨 코치ㆍ전 LG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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