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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 연계… 복합리조트에 중국인들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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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 연계… 복합리조트에 중국인들 '밀물'

입력
2013.11.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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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 지하 1층 카지노 입구에 두 개의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 하나는 외국인, 다른 하나는 내국인 전용 통로다. 카지노에 입장하려는 목적은 같지만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줄이 빠르게 줄어드는 외국인 통로와 달리 내국인들은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뒤 100싱가포르달러(약 8만5,000원)의 별도 입장료를 내야 한다. 외국인들은 연령이나 인종이 다양하지만 내국인은 대부분 50~60대 이상에 혼자 왔다.

단조롭지만 싱가포르 카지노 산업의 빛과 그림자가 고스란히 담긴 장면이다. 싱가포르는 3년 만에 마카오를 잇는 카지노시장의 신흥 메카로 부상했지만 내국인들의 도박 중독 증가 등 적지 않은 부작용에 시달려왔다. 두 개의 줄은 싱가포르 카지노산업의 성패를 좌우한 기준선인 셈이다.

싱가포르 경제는 2009년 기로에 섰다. 전통적으로 강했던 물류와 금융, 관광업 등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뒤 활로가 절실했던 것이다. 싱가포르는 고민 끝에 카지노산업을 대안으로 삼았다.

다만 카지노의 명암을 아는 터라 몇 가지 단서를 달았다. ▦마리나베이샌즈 등 복합리조트(IR) 두 곳에만 카지노를 허용하되 10년 내 추가 설립은 없다 ▦철저하게 관광산업과 연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두 개의 카지노가 놀이공원, 쇼핑몰 등이 한 곳에 집약된 IR 내에 자리잡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IR 전체 매출액(71억달러) 중 카지노 매출은 83%(약 59억달러)를 차지한다. 개장 3년 만에 마카오시장의 15%가 넘는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고용창출 효과는 6만명에 달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IR 두 곳이 작년 국내총생산(GDP)에 1.5% 기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언어상으로 불편이 덜한 중국인들이 몰려온 덕분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전체 60~70% 가량으로 추정되는 내국인의 카지노 출입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IR 두 곳을 모두 외국기업이 운영하는 탓에 국부유출 논란에도 시달렸다. 싱가포르 정부는 6월 재정이 어려운 내국인의 출입을 제한하는 등의 제도를 추가하면서 문제 해결에 나섰다.

싱가포르 카지노산업의 경제적 성공과 부작용 해결책이 알려지면서 필리핀과 베트남, 대만 일본 등 아시아 각국은 IR을 통한 카지노산업 육성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는 파라다이스그룹이 2017년까지 인천 영종도에 1조9,000억원을 들여 IR '파라다이스시티'를 세운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미국 샌즈그룹 등 외국계 기업들도 속속 국내시장 진출 의사를 밝히고 있다.

싱가포르=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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