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23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찾아 특별한 현장 경영에 나섰다. 그는 평소에도 제철소를 자주 찾지만 이번 주말 방문은 특별했다. 26일 출시 예정인 정 회장의 야심작 신형 제네시스의 핵심 경쟁력이 이 곳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라"는 정 회장 지시에 따라 개발된 신형 제네시스에는 현대제철이 특별하게 만든 초고장력 강판이 들어간다. 초고장력 강판은 60kg의 힘을 견딜 수 있어 통상 35kg의 힘을 견디는 일반 강판보다 단단하면서 무게는 10% 가량 가볍다. 그만큼 자동차의 안정성이 올라가고 연비효율은 개선돼 신형 제네시스의 강력한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정 회장은 직접 강판을 확인하며 "자동차강판의 경쟁력이 신형 제네시스를 비롯한 향후 신차의 성공을 좌우하는 만큼 최고 품질의 강판 생산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신형 제네시스는 고급차들의 경연장인 유럽을 겨냥하고 있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차체에 적용된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51%로 끌어올린 것도 유럽 시장을 의식한 조치다. 이는 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아우디 A6 등 유럽 대표 차량의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율(20~30%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정 회장은 이날 현대차 철분말 공장 건설 현장과 현대제철 특수강공장 건설 부지도 돌아봤다. 그는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차체를 만들기 위해 철분말, 특수강 등 첨단소재 개발이 중요하다"며 "당진제철소가 자동차소재 전문제철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이 같은 정 회장의 품질경영 전략과 강판기술은 신형 제네시스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사전계약을 시작한 신형 제네시스는 첫날 3,500대, 나흘간 누적 5,200여대의 계약고를 올리며 흥행몰이 중이다. 사전계약 첫날 3,500대 돌파 기록은 국내 대형차 중에선 최대 실적이다.
특히 수입차를 포함한 국내 전체 대형차의 월 평균 판매량이 7,500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신형 제네시스의 선전은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제네시스의 돌풍은 최고의 상품성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정 회장은 26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신형 제네시스 발표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신차발표회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해 5월 기아차 'K9' 발표회 이후 1년 6개월만"이라며 "그만큼 신형 제네시스가 향후 현대차의 미래를 좌우할 야심작 이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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