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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터키, 무르시 축출 놓고 외교 난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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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터키, 무르시 축출 놓고 외교 난타전

입력
2013.11.2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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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절친한 관계였던 이집트와 터키가 외교관계를 격하시키는 등 갈등을 겪고 있다. 이집트 외무부의 바드르 압둘 아티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자국 주재 터키 대사인 휴세인 아트니 보트살르를 외교상 기피인물인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선언하고 출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집트는 또 터키와의 외교관계를 부대사급으로 격하하고 터키 주재 이집트 대사도 임명하지 않기로 했다. 아티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이집트 내정을 간섭하는 도발 발언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군부에 의해 축출당한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4일 열린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군부를 비판하자 에르도안 총리는 "무르시 대통령이 법정에서 보여준 태도에 박수를 보낸다"며 "그를 법정에 세운 이들을 존경하지 않으며 이집트 대통령은 여전히 무르시"고 했는데 이것이 이집트 집권세력을 자극한 것이다.

터키 외무부도 23일 성명을 내고 국제관계의 원칙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했다. 터키 외무부는 압데라만 살라 엘딘 주터키 이집트 대사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선언하고 이집트 부대사를 외무부로 소환해 외교관계를 부대사급으로 낮춘다고 통보했다. 터키 외무부는 "이집트가 민주주의와 안정을 되찾고 양국 관계가 정상화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집트의 조치가 발표된 23일 공개연설을 하면서 무르시 지지 표현인 네 손가락을 펴 보이며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지난해 6월 무르시가 이집트 대통령에 당선된 뒤 터키와 이집트는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양국 교역규모가 30% 가까이 증가했고 터키가 이집트의 대형 프로젝트 26건에 투자하는 등 경제협력이 활성화됐다. 이는 무르시가 이슬람주의를 표방한 무슬림형제단에서 정치활동을 했듯 에르도안 총리 역시 이슬람 기반의 정의개발당(AKP)을 창당해 당수를 지내는 등 이슬람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집트 군부가 8월 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하자 터키 정부는 이를 쿠데타라고 비난하며 보트살르 주이집트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고 이에 이집트 정부도 엘딘 터키 주재 대사를 맞소환했다. 무슬림형제단과 가까웠던 AKP도 이집트 과도정부를 비난하며 양국 정부의 긴장을 불렀다. 터키는 소환 3주 만에 자국 대사를 이집트로 복귀시켰으나 이집트는 터키가 내정간섭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며 대사를 복귀시키지 않았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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