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 진출한 미국계 의류업체들이 잇단 화재로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글라데시에 진출한 유럽계 업체들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달리 미국계 업체들은 지원을 거부하고 있어 비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해 11월 의류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112명이 숨졌으며 올해 4월에는 8층짜리 의류 공장 건물이 무너져 1,129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국제노동기구(ILO)와 방글라데시 당국은 유사 사고 방지 및 사고 사망자 가족과 부상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해왔다. 또 다국적 의류업체들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안도 협의해왔다.
하지만 월마트, 시어스, 칠드런스 플레이스 등 미국계 업체들 중 지원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는 상당수 유럽계 의류업체들이 피해자와 가족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 대조적이다. 노동단체인 방글라데시노동자연대센터의 칼포나 아트커 사무국장은 "유럽계 기업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과 달리 미국 기업 중 보상에 합의한 업체는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영국 업체 프리마크의 법률 자문위원인 폴 리스터는 "4월 붕괴사고가 난 뒤 우리 회사가 이곳에서 의류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알고 책임을 통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리마크는 희생자 및 피해자 지원을 위해 320만달러를 내놓았다. 또 월 최저임금 인상, 피해자에 대한 추가 급여 지급 등의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탈리아 업체인 베네통과 스페인 업체인 엘 코르테 등도 ILO 등과 협의해 피해자 가족 지원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방글라데시노동자연대센터 측은 "잇단 화재로 피해를 당한 가족들이 적지 않은데다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만큼 보상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