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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으로 달리는 제2의 임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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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으로 달리는 제2의 임춘애

입력
2013.11.2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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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일을 내고 싶어요.”

서울 여자대표 오달님(18ㆍ오류고)의 앳되지만 당찬 목소리다. 고교 3학년인 오달님이 24일 제59회 경부역전마라톤 개막 첫 날 레이스에서 부산~밀양 대구간 중 3소구간(대저동~김해 5.9㎞)을 19분21초, 깜짝 선두로 질주해 육상관계자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왜냐하면 이 구간에선 현역 한국 여자마라톤 1인자 김성은(24ㆍ삼성전자)과 신예 김도연(20ㆍ강원도청)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문종(56) 대회 심판장은 “오달님이 이들을 꺾을 것이라곤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오달님은 김도연에 5초, 김성은에 8초 앞섰다. 이달 초 열린 중앙마라톤 여자부 챔피언 박호선(27ㆍ삼성전자)은 쉬 피로가 풀리지 않았는지 오달님과 김도연, 김성은에 밀려 19분48초 4위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오달님은 지난 9월 서울국제 10㎞ 스프린트대회에서 35분29초로 여고부 1위를 차지한 기대주로 일찌감치 낙점 받았었다. 박형구(32) 코치는 “달님이의 키가 156㎝로 작지만 막판 스피드가 돋보인다”며 “올 시즌 6개의 고교대회를 이미 석권했다”고 말했다.

발음처럼 ‘달림이’가 되고 싶다는 오달님은 일란성 쌍둥이다. 언니 이름이 햇님이다. 그는 “부모님이 쌍둥이의 이름을 햇님과 달님으로 지으셨다”고 귀띔했다.

오달님은 1,500m와 5,000m가 주종목이지만 10㎞에서도 강한 뒷심을 발휘한다. 그는 실제 지난 8월 열린 ‘대관령 전국고교 10㎞ 대회’에서도 34분55초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오달님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선 ‘제2의 임춘애’를 꿈꾼다. 그는 “춘애 언니가 라면을 먹고 힘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는 ‘밥심’으로 달린다”며 활짝 웃었다.

밀양=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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