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이 22일 신당 창당 선언과 관련해 혼란스런 행보를 보여 논란을 빚었다. 오는 28일 안 의원이 정치세력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두고, 측근들은 "사실상 창당을 공식화하는 자리"라고 설명했으나 안 의원은 "창당을 선언하는 날이 아니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안 의원이 지난해 11월 23일 대통령 예비후보 직 사퇴 이후 모색해 온 정치세력화 작업과 향후 일정 등을 설명하기 위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안 의원실은 취재진에게 "안 의원이 정치세력화와 관련해 28일 직접 말씀 드릴 예정"이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창당 선언'이 아닌 '정치세력화'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당장 정치권에선 '안철수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자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대해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이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창당 시점과 방법을 언급할지는 불투명하다"면서도 "다만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문답을 통해 창당 로드맵 등을 언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창당을 공식화하는 자리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안 의원은 이날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가진 부산여성정책연구소 초청 강연에 앞서 '28일 기자회견에서 창당을 공식 선언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날은 창당을 선언하는 날이 아니고 향후 계획에 대해서 밝힐 것"이라고 답했다. 창당발기인 등 신당에 참여할 인적 구성에 대해서도 "그날 어떤 말씀을 드릴 것인지에 대해 여러 가지로 논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안 의원실 윤태곤 비서관도 "향후 정치세력화 일정 소개와 함께 최근 창당을 둘러싼 각종 추측성 기사들에 대한 대응 차원의 성격도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처럼 안 의원과 측근들의 설명에 온도 차가 있는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할 경우 향후 정치 행보가 창당 일정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는 부담을 고려한 '전략적 모호함'이라는 것이다. 또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자리에서 내세울 만한 명망가 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안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신당 창당 일정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밝힐 경우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창당 과정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신당의 첫 시험대가 될 내년 지방선거를 감안하면 예비후보 등록 일정이 시작하는 내년 2월까지는 창당을 완료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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