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라면 종자에서 가공식품 유통까지 지배하는 다국적 식품기업에 우리들의 먹거리가 완전히 지배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그게 무슨 문제냐고? 그런 방식이 유전자 조작, 고밀도 가축 사육, 대규모 기계농업처럼 소비자의 건강과 자연에 결코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먹거리 민주주의다. 책에서 가장 눈길 가는 대목은 그 민주주의를 성취한 사례들이다. 한때 철강산업으로 흥했다가 사막처럼 변해버린 미국 클리블랜드에 등장한 도시 농부들은 버려진 공장부지, 주차장 등을 밭으로 일구고 거기서 생산한 신선식품을 ‘프레시스톱’이라는 식료품점에서 판매한다. ‘합리적인 방목’을 통해 생산비가 거의 들지 않는 쇠고기를 생산하는 뉴멕시코주의 래니 목장, 성장호르몬과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는 우유를 생산하는 코네티컷주의 파머스카우 등에서 건강한 농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배흥준 옮김. 따비ㆍ248쪽ㆍ1만5,000원.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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