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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회 한국출판문화상] 편집 부문 후보작 1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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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회 한국출판문화상] 편집 부문 후보작 10종

입력
2013.11.2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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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넓다/ 유승훈 지음ㆍ글항아리 발행

파란만장한 역사의 흐름 속에 부산이란 도시의 형성 과정을 추적한 책.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지만 미시적인 것들에 눈길이 머문다. 달동네, 노래방, 밀면, 조내기 고구마, 영도 할매 등의 소재를 통해 부산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베트남 파병을 떠나는 군인들의 불안, 왜색문화 전진기지로서의 면모, 피란 수도로서의 흔적 등 역사의 얼룩도 기록하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 전집(1~4)/ 나쓰메 소세키 지음ㆍ현암사 발행

나쓰메 소세키 100주기(2016년)를 앞두고 기획된 장편소설 전집의 1차분. 그 동안 소세키의 작품은 대표작에 치우쳐 중복 출간돼 왔는데, 이번 기획은 그의 작품 활동이 집중됐던 12년 동안의 작품을 빼 놓지 않고 '지금의 번역'으로 수록한다. 첫 소설 부터 말년에 신경쇠약으로 고통 받으며 쓴 까지 총 14권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외면하지 않을 권리/ 한다솜 등 지음ㆍ교육공동체 벗 발행

민주주의, 노동 등의 사회 문제를 직접 몸으로 겪은 청소년들의 목소리 묶음. 교과서 속에 박제된 지식으로 존재하던 문제들과 맞부딪친 결과인 분노와 성찰이 날것 그대로 담겨 있다. 사회, 환경, 교육을 중심으로 3부로 구성됐다. 국가와 그 비호 아래 있는 자본의 폭력성, 파괴된 자연과 그 안의 생명들, '스펙'을 요구하는 사회와 맞선 투쟁을 이야기한다.

박헌영 트라우마/ 손석춘 지음ㆍ철수와영희 발행

식민과 분단의 고통 한복판에 트라우마로 새겨진 박헌영에 대한 평가. 언론인 손석춘씨가 남한에 남은 박헌영의 유일한 혈육인 원경 스님과 나눈 대화를 담았다. 공산주의자였기에 남에서 철저히 거부됐고, '미 제국주의의 간첩'이라는 죄목으로 북에서 숙청당한 인물이 박헌영이다. 통일로 가는 길에 반드시 거쳐야 할 그의 삶과 그가 그렸던 세상을 들여다본다.

알렉산드로 멘디니/ 최경원 지음ㆍ미니멈 발행

좋은 디자인(Good Design)이 채우지 못하는 감성을 담은 디자인(Bel Design)에 대한 이야기. 독일 중심의 굿 디자인과 이탈리아 중심의 벨 디자인은 40년 넘게 치열한 논쟁의 중심에 있다. 이 책은 벨 디자인의 맨 앞줄에 선 알레산드로 멘디니와의 대화를 통해, 합리적이고 질서정연한 것보다 자유롭고 사람을 흥분시키는 것이 아름다움에 가까움을 보여준다.

서울, 공간의 기억 기억의 공간/ 조한 지음ㆍ돌베개 발행

서울에서 나고 자라고, 여전히 살고 있는 건축가의 눈으로 본 서울. 크고 화려하고 새로운 곳이 아닌, 옛 시간의 흔적이 오롯한 공간을 들여다본다. 홍대 앞, 서촌, 신사동 등을 근현대를 관통하는 주거학의 보고로 한 바퀴 돌고, 선유도 공원 등 새롭게 태어난 장소의 의미를 살피며 건축가의 눈으로 공간을 읽는 독법을 선보인다. 성실한 스케치와 옛 자료가 가득하다.

언어 감각 기르기/ 요네하라 마리 지음ㆍ김옥희 옮김ㆍ마음산책 발행

러시아어 통역자이자 작가인 요네하라 마리의 언어관과 인간관, 그리고 세계관. 그가 일본의 명사 11인과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 과학, 문학, 정치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대담을 통해 그가 작가로서 입지를 굳힌 비결을 엿볼 수 있다. 30년 가까운 통역 경험담을 통해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표현해야 하는지, 언어 감각이란 어떻게 길러지는 것인지 짐작하게 한다.

고규홍의 한국의 나무 특강/ 고규홍 지음ㆍ휴머니스트 발행

나무에 대한 컬럼을 써온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씨가 펼쳐내는 우리 나무 이야기. 재개발을 앞두고 독극물이 주입돼 생사의 기로에서 헤매다 살아난 전주 삼천동 곰솔, 자식이 없는 노인으로부터 땅을 물려받아 재산세도 내고 마을 아이들에게 장학금도 주는 석송령 등의 나무들의 사연을 찬찬히 맛깔 나게 들려준다. 오래된 나무의 기록, 나무와 함께 늙어 온 세월의 풍경화.

쓰레기 고서들의 반란/ 장유승 지음ㆍ글항아리 발행

쓰레기 더미에서 건져 낸 15권의 고서를 통해 읽는 옛 사람들의 삶. 연대가 채 100년이 되지 못하고 독자적인 문헌적 가치도 없어 썩어가는 '섭치(변변치 못한 물건) 고서'에서 옛 사람들의 표정을 읽어낸다. 너무 많이 읽혀 '싼티'가 나는 책, 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묘한 얘기를 덧댄 책들이 지닌 내러티브를 통해 흥미진진한 고서 오디세이를 펼쳐보인다.

떼루떼루/ 박연철 글, 그림ㆍ시공주니어 발행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과 실험적 작가정신이 어우러진 꼭두각시 놀이 한 판. 옛 이야기와 전위적 방법론 사이를 자유분방하게 오가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책 속에서 인형극을 벌인다. 꼬박 1년이 넘도록 나무를 깎고, 바느질을 하고, 천연염색을 해서 등장인물을 만들었다. 전통 놀이극의 형식을 통해 인간의 속물성을 풍자하고, 어린이들에게 우리 옛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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