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종차별의 비극적 상징이었던 '스코츠버러 사건'의 마지막 피고인 3명에게 80년 만에 사후(死後) 사면이 내려졌다.
미국 앨라배마주 가석방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스코츠버러 사건에 대한 심리를 열어 이 사건에 유죄로 남아있던 피고인 헤이우드 패터슨, 찰스 윔스, 앤디 라이트 등 3명에 대해 만장일치로 사후 사면을 승인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보도했다.
1931년 3월 흑인 소년 9명이 백인 소녀 2명을 화물열차 안에서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앨라배마주의 스코츠버러 형무소에 투옥돼 전원이 사형 또는 종신형을 선고 받은 스코츠버러 사건은 당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피해자인 소녀들 중 한 명이 자신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을 밝혔지만 재판에 참여한 백인 배심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 인권운동가 등을 중심으로 이 사건의 피고인들에 대한 구명운동이 이뤄졌고, 미국 연방대법원이 사건 발생 다음해인 1932년부터 개입해 재조사에 들어갔다.
결국 피고인 중 5명에 대한 판결이 1937년 뒤집혔다. 1976년엔 또 다른 피고인 클래런스 노리스가 사면을 받았지만 이미 사망한 나머지 세 명에 대한 사면은 이뤄지지 않았다. 앨라배마주 법에 따르면 사망한 이후에는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앨라배마주 상원의회는 지난 4월 관련 법 조항을 '사건이 발생한 지 80년이 지났을 경우 사후 사면을 인정한다'고 개정해 이번에 스코츠버러 사건에 관련된 피고인 전원에 대한 사면을 이뤄냈다.
2010년 세워진 스코츠버러 소년 박물관의 설립자인 셸리아 워싱턴은 "이번 사면으로 새로운 결말이 쓰이게 됐다"며 "역사책에 스코츠버러 사건은 무죄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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