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실리안'(EBS 밤 11.00)은 파리, 로마, 뉴욕을 무대로 한 국제적인 범죄조직의 활동을 서스펜스와 반전으로 담아낸 프랑스 범죄영화의 걸작이다. 당시로는 파격적인 스케일로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은 40년이 지난 현재까지 세련된 느낌을 준다.
전문 보석 절도범 로제 사르테(알랭 들롱)는 강도 행각을 벌이다 경찰을 살해한 혐의로 파리 경찰에 체포된다. 하지만 시칠리아 출신 마피아의 도움으로 탈출한 사르테는 마피아 우두머리인 비토리오(장 가뱅)와 손잡고 로마에서 5,000만 달러 상당의 보석을 훔치기로 한다. 보석을 빼내는데 성공하지만 사르테가 자신의 며느리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비토리오는 그를 제거하기로 한다.
미국 20세기 폭스사가 배급을 맡아 할리우드식 대형 작품의 면모를 보인 영화로 장 가뱅과 알랭 들롱이 호흡을 맞춰 국내 개봉(1970년) 당시에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보통사람들', '25시' 등을 제작한 앙리 베르뇌유 감독의 1969년 작품으로 중독성 있게 반복되는 현악선율이 뛰어난 이 영화의 음악은 엔니오 모리코네가 맡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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