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관심을 모은 2차 드래프트가 끝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2일 오후 2시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2013 2차 드래프트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번 드래프트에선 이혜천(두산→NC) 임재철(두산→LG) 이동걸(삼성→한화) 이여상(한화→롯데) 등이 팀을 옮겼다. 1라운드 1순위의 지명권을 얻은 10구단 KT는 SK 투수 김주원을 뽑았다. 이 밖에 김상현(두산→KIA) 허준혁(SK→두산) 심수창(넥센→롯데) 이영욱(SK→삼성) 등이 내년 시즌부터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2011년 처음 도입된 2차 드래프트는 신생 팀에 원활한 선수 지원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원 소속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2군 선수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자는 취지도 있었다. 그 결과 일부 구단이 "좋은 선수를 데려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는 평가를 내놓는 반면 몇몇 구단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울상이다.
두산은 1라운드에서만 김상현, 이혜천, 임재철 등을 뺏겼다. SK도 김주원, 허준혁, 이영욱이 차례로 호명되는 모습을 넋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삼성과 LG는 유망주들이 대거 팀 전력에서 이탈한 경우다. 미래의 핵심 자원으로 판단, 심혈을 기울여 키우고 있던 92, 93년 생들이 다른 구단 유니폼을 입게 됐다.
2차 드래프트는 메이저리그의 룰 5 드래프트(1950년 도입)를 모델로 삼고 있다. '체인지업 달인' 요한 산타나(뉴욕 메츠가)가 이 제도를 통해 초특급 에이스로 성장한 대표적인 선수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이재학(NC) 김성배(롯데)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제 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무명에서 유명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일부 구단의 피해에서 보듯,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기본적으로 메이저리그의 룰 5 드래프트는 어린 유망주들을 보고 하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3년 이상 뛴 선수 가운데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 만이 드래프트 대상이 된다. 입단한지 얼마 안 된 1~3년 차는 자동적으로 보호되는 셈이다.
또 구단이 드래프트에서 A선수를 지명하게 되면 다음 시즌에 반드시 그 선수를 25인 로스터에 올려야 한다는 강제 규정도 있다. 바꿔 말해, 탐나는 선수가 있다고 해도 섣불리 지명을 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그러나 국내 사정은 다르다. 구단이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면, 1~3년 차는 모두 드래프트 대상이 된다. 미국처럼 내년 시즌에 반드시 1군에서 활용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 따라서 구단은 공들여 키운 어린 선수를 2년 마다 한 번씩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울며 겨자먹기 식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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