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평형에 주력85㎡ 이하 70~90% 구성… 시장 흐름에 철저히 순응 착한 분양가옆 단지보다 무조건 낮추고 전세가 수준 실수요자 공략 뛰어난 입지와 고급화천장 높이고 마감재로 승부… 강남·위례 마음 사로잡아 수급 분석·타깃 마케팅선호하는 주방 브랜드까지 조사… 인근 사무실 겨냥 B2B 판촉
하반기 들어 아파트 분양시장이 살아난다지만 실제 청약경쟁률은 부진했다. 새 정부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을 세 차례나 내놓아도 시장은 요지부동이기 때문. 그런데 유독 삼성물산, 현대엠코, 반도건설은 올해 100% 분양을 이어가고 있다. 삼총사의 완판 비결은 뭘까.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선 이들은 중소형 평형에 주력했다. 반도건설은 3,398가구 중 전용면적 85㎡ 이하가 3,093가구로 90%를 웃돌았다. 삼성물산은 2,898가구 중 2,215가구(76%), 현대엠코는 4,242가구 중 3,051가구(72%)였다. 일부 건설회사가 여전히 중대형 위주 분양을 고수하다 낭패를 당한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특히 현대엠코와 반도건설은 중견업체다 보니 아무래도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 이런 약점을 착한 분양가로 만회했다. 현대엠코가 5월 분양한 위례엠코타운플로리체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1,680만원으로 다른 단지(1,700만원 초반)보다 낮았다. 반도건설은 지난달 동탄2기신도시에서 3.3㎡당 분양가를 800만원후반으로 책정해 해당 지역 내 최저 분양가기록을 깼다. 동탄1기신도시 전셋값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내려 실수요자를 유인한 것이다.
덩치가 큰 삼성물산은 분양가대신 뛰어난 입지와 상품 고급화로 승부를 걸었다. 위례신도시와 강남 재건축단지는 분양 전부터 시장의 기대가 컸던 곳이다. 여기에 천장 높이를 일반적인 2.3m에서 5~10㎝씩 올리고 비싼 마감재를 사용하는 등 내실에 신경을 썼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분양가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지만 고급 이미지를 위한 투자가 먹힌 것 같다"고 말했다.
분양 완판 삼총사의 공통점은 철저한 소비자 분석, 적극적인 수요층 개척이라고 할 수 있다. 반도건설은 3월 동탄신도시 주부들이 선호하는 주방 브랜드까지 조사했고, 삼성물산은 분양지역 부근의 사무실과 회사를 사전에 방문해 홍보하기도 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분양 중인 래미안강동팰리스 주변 엔지니어회사를 상대로 기업대기업(B2B) 판촉을 진행 중이다.
현대엠코는 주택사업을 수주하더라도 수주심의위원회에서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빼는 전략을 썼다. 현대엠코 관계자는 "착한 분양가를 기본으로 지역별 수급 상황을 철저히 분석하고 사업성이 낮은 곳을 배제한 게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건설회사들이 사업성이 높은 지역의 분양에 집중하면서도 분양가를 낮추자 세제 감면을 노린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이 몰려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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