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시장 때 허가 난 여의도 금융센터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질타가 이어졌다.
21일 오전 서울시의회 재정경제위원회(위원장 김인호 시의원)에서 열린 여의도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특혜 의혹 관련 증인 심문에서 서울시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관계자들을 질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여의도동 일대에 오피스 3개동과 콘래드 호텔, 쇼핑몰 등 연면적 50만5,236㎡ 규모로 신축돼 지난 해 11월 문을 열었다. 서울시가 AIG에 토지를 임대하고 AIG가 투자와 개발, 운영을 맡았는데 99년간 임대를 보장하는 등 2005년 토지계약 체결 당시부터 각종 특혜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최근에는 AIG가 서울시와 협의 없이 콘래드 호텔을 매각하기로 결정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서울시의회는 4월부터 특혜의혹 진상조사위원회를 조직해 이달 말까지 조사하고 재정경제위 행정감사에서 관련자 11명을 심문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출석한 증인은 권기봉 AIG부사장 등 단 4명에 불과했다.
특히 실질적으로 사업을 이끈 자문단의 핵심인물 존 휘태커, 송경순씨 등이 대거 불참해 비판 받았다. 휘태커는 2005년 계약 당시 SIFC 5개 특수목적법인의 대표이사였고, 송경순 전 맥쿼리 감독이사는 이명박 서울시장 당시 서울시 9호선, 우면산 터널 등 각종 서울시 민자사업에 개입한 인물이다.
이날 시의원들은 총 1조5,140억원에 이르는 투자비용 중 AIG가 4,540억원만 투자했음에도 금융센터의 주인이 된 점, 금융센터 명목으로 각종 특혜를 받았음에도 계약서에 금융기관 유치 비율이 단 한 줄도 들어가 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이미 계약 준비부터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김용석 민주당시의원은 "AIG의 자회사인 AIGRE가 2004년 6월 투자의향서를 보낸 지 20여일 만에 서울시가 AIG와 전격적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이미 서울시와 (사업 추진에 관한)교감을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유청 시의원과 김명신 민주당 시의원은 "AIG가 금융센터와 5호선 여의도역을 잇는 지하보도를 468억원에 지어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고 20년간 지하쇼핑몰을 운영하기로 했지만 지하보도는 외부 감정 결과 288억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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